티웨이 유럽노선 뜨나…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기회 잡아

EU 집행위, 합병 독과점 우려에 시정조치 요구
티웨이 파리행 등 4개노선 넘겨받는 절차 착수

서울 김포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서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 경쟁당국이 두 항공사의 유럽 중복 노선 운수권 등을 넘겨받을 티웨이항공에 대한 ‘정보 요청’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결합 심사에 속도가 붙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9일 항공업계 설명을 들어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티웨이항공에 대한 정보 요청 절차를 최근 마쳤다. 이 절차는 유럽연합 집행위가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기업에 특정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앞서 지난해 5월 집행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하게 되면,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주요 여객·화물 노선의 독과점 가능성을 들어 시정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과 함께 아시아나항공과 중복으로 운항하는 유럽 4개 노선(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의 운수권과 슬롯(공항 이착륙 허용 횟수)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에 넘기는 방안 등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마련했다.

애초 유럽 4개 노선의 대체 항공사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거론됐지만, 에어프레미아는 유럽 대신 미주 노선에서 독점 우려를 해소할 카드로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두고는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 4곳이 인수 의향서(LOI)를 낸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유럽연합 집행위는 국내 항공사들이 제출한 시정조치안과 제출받은 정보 등을 종합해 오는 2월14일까지 기업 결합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유럽연합의 승인을 받더라도 최종 기업결합까지는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