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방해 학생 분리 공간 논란…인계 과정에서 교사 폭행도
[EBS 뉴스12]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학생생활지도 고시가 마련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분리 조치된 학생이 갈 마땅한 장소가 없어 상담실로 보내지면서, 정작 상담실을 이용해야 할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도에 진태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실 수업을 방해하다 상담실로 분리된 학생이 책상을 집어 던지며 상담교사에게 욕을 하는가 하면, 상담실로 인계되는 과정에서 상담교사의 어깨와 얼굴을 때리려 합니다.
모두 학교 현장에서 접수된 실제 피해 사례입니다.
수업 방해 학생을 교실 밖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생활지도고시가 마련된 지 넉 달이 지났지만, 이처럼 학교 현장의 혼란은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을 분리할 공간을 놓고, 갈등이 거셉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가 서울 지역 초등학교 96곳을 조사한 결과, 5곳 중 1곳은 분리 공간으로 상담실을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절반은 상담교사의 협조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문제 학생 분리 공간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았는데도, 상담실로 수업 방해 학생을 보내는 곳도 6.2%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작, 다른 학생들이 상담실 이용에 방해를 받는가 하면, 상담교사들이 폭력적인 상황에 노출되는 등 부작용도 상당합니다.
실제, 상담교사가 분리 학생으로부터 욕설이나 발길질 등 폭력 피해를 당한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김한민 정책실장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불쑥 들어와서 상담 자체를 방해하거나 특히나 오전 같은 경우는 학부모 상담이나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을 텐데 분리 조치 아이들이 들어오면 실제로 그거를 누가 담당할지도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고유한 업무 자체가 마비되는…."
상담실 외 다른 곳으로 분리된 학생을 보내는 경우는 50건이었고, 분리 공간을 아직 지정조차 못한 사례도 5%였습니다.
수업 방해 학생은 교실 밖으로 내보내라면서도, 정작 학생을 어느 장소로 옮길지, 누가 그 업무를 맡을지 등 구체적 지침이 없는 상황.
교육 당국은 각 학교에서 구성원들끼리 합의해 규칙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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