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탈 쓴 글로벌 면세점, '국내 면세시장서 퇴출'

핵심요약

다국적 대기업이 중소기업 자격으로 부정하게 김해공항 면세점 특허 취득
관세청, 허위신고죄 혐의로 해당 면세점 검찰 송치·특허 취소

다국적 대기업이 중소기업 자격으로 부정하게 면세점 특허를 취득해 운영하다 적발돼 퇴출됐다.

관세청은 부산세관과 김해세관이 김해국제공항 면세점 특허를 부정하게 취득해 운영 중인 A면세점을 관세법 위반(허위신고죄)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고 특허를 취소했다고 9일 밝혔다.

A면세점은 세계 2위 글로벌 면세사업 기업으로 전 세계 34개 이상의 국가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스위스 B사와 국내법인이 합작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해당 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지분 제한이 없던 2014년 중견기업 자격으로 김해세관으로부터 처음 특허를 받은 후 현재까지 김해공항 출국장에서 수익률이 높은 주류와 담배를 독점 판매해 왔다.

이후 대기업이 최다출자자일 경우 면세점 특허를 받지 못하도록 관세법이 개정되자 A면세점은 2019년 B사의 지분율을 70%에서 45%로 하향 조정해 중소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특허를 다시 취득했다.

그러나 부산세관 수사 결과 실제로는 양사가 별도의 계약을 통해 스위스 B사가 A면세점 지분 70%를 유지하면서 면세점 운영권한 및 수익 대부분의 배당 권한 등도 계속 보유하도록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부산세관은 A면세점이 최다출자자 요건을 회피해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았다고 판단했다. 관세청이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전체 면세점 운영권(특허) 중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부여하고 있는 점을 악용했다고 본 것이다.

실제 A면세점은 특허를 받을 때마다 대기업 B사의 높은 지분율로 중소·중견기업 자격을 두고 논란이 있었었다.

부산세관은 지난해 12월 초 A면세점 대표이사 등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한 김해공항세관은 12월 말 A면세점의 기존 특허 취소를 결정하고 이를 A면세점에 통보했다.

특허가 취소된 A면세점은 의제기간인 이달 31일까지 재고물품을 정리한 뒤 최종적으로 영업이 종료되며 앞으로 2년간 국내 모든 면세점의 사업자 신청이 제한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김해공항 면세점의 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찰공고 등 신규특허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며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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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손경식 기자 chilj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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