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지연 사태 올해만 벌써 2번째...정홍근 대표 "안전 운항 최우선" 공염불

홍성완 기자 2024. 1. 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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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서 승객 11시간 이상 발 묶여…일주일 전 상황 반복
직원 미숙한 대처로 승객들 불편, 미흡한 준비 과정과 무리한 사업확장
잦은 장시간 지연 사태…실적 치중에 승객들 불편 전가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티웨이항공의 기체 결함에 의한 지연 사태로 승객들이 중국 하이난성 현지에서 11시간 이상 발이 묶이는 상황이 발생했다. 새해부터 베트남에서 기체 결함으로 15시간 이상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느낀 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항공 산업의 특성상 어느 정도 지연‧연착은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장시간 지연되는 경우는 일반적으로 분기에 한 두 번 정도인데 반해 티웨이항공의 경우 이러한 빈도가 높은 건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8일 중국 하이난성(해남도) 하이커우(해구)를 새벽 3시에 출발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TW624(737-800)편 항공기에서 결함이 발견돼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승객들이 11시간 이상 불편을 겪었다. 사진은 하이난성 하이커우 공항에서 지연 사태로 대기 중인 승객들의 모습. ⓒ시민제보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해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전 운항을 최우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으나, 근본적으로 예방 정비 매뉴얼 등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무리한 노선 확장에 안전이 매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불편함과 불안은 결국 승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 티웨이항공, 일주일 만에 또 다시 10시간 이상 지연 사태 발생

지난 8일 중국 하이난성(해남도) 하이커우(해구)를 새벽 3시에 출발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TW624(737-800)편 항공기에서 결함이 발견돼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승객들을 하이커우 시내에 위치한 롱첸호텔로 이동시키고, 이날 오전 9시55분에 인천공항을 통해 대체편을 투입했다. 현지에서 발이 묶였던 승객들은 오후 2시25분이 되어서야 항공편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11시간이 넘도록 현지에서 발이 묶여 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티웨이항공 현지 직원의 미흡한 대처로 인해 승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제보에 따르면, 8일 오전 3시 출발 예정이던 해당 항공편은 처음 30분이 지연되는 것으로 안내가 이뤄졌다. 그러나 30분 후 또 다시 출발 대기 중 발열환자 발생으로 인해 지연 된다는 안내가 나왔고, 이후 4시30분 경에는 기체 결함에 의한 결항이 통보됐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 예정이던 한 제보자는 "처음에는 기내 발열환자 발생으로 지연된다고 하더니, 한참 후에 기체 결함으로 인한 지연멘트가 다시 안내됐다"며 "그러다 결국 해구 시내의 호텔로 이동했다.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호텔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짐은 모두 보낸 상태여서 핸드폰 충전도 못하고 아무런 대책도 없이 1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며 "문제는 티웨이항공 직원 그 누구도 호텔에 동반하지 않은 점이다. 이에 방배정을 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막상 돌아갈 비행기 일정 안내도 몇 시간이 지나도록 이뤄지지 않았고, 짐은 기내로 보낸 상황에서 번거로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그렇게 뜬 눈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러다 아침 식사가 나왔는데, 한국사람이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이상한 음식을 제공해 나를 포함한 많은 승객이 먹지 못했다"며 "10시 반에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오후 2시25분 비행기라고 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무슨 문제가 있는지도 탑승할 때까지 설명해주지 않았고, 점심식사 역시 제공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티웨이항공의 미흡한 준비와 대처, 피해는 승객들에게 전가

티웨이항공은 불과 일주일 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 1월1일 오후 11시30분 베트남 나트랑 깜란 공항에서 한국으로 출발하는 티웨이항공 TW158기가 기체 결함으로 결항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관련기사: [단독]티웨이항공, 새해부터 또 기체 이상 결항…15시간 발 묶인 승객들)

이로 인해 해당 항공편 승객들은 대체 항공편이 편성되기까지 15시간 이상 베트남에 묶여 있어야 했다.

당시에도 현지에서 미흡한 대처로 인해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제대로 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아 승객들은 답답한 상황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워야 했다.

이외에도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기체 결함으로 7~15시간 이상 불편을 겪는 사태가 6~8회에 이르고 있다. 새해들어 벌써 2회째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현지 직원들의 미숙함은 사실 어느 항공사나 비슷한 상황이긴 하다"며 "리오프닝 이후 현지인들을 채용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전반적으로 서비스의 질과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렇게 장시간 지연 상황이 발생하는 게 흔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보통 10시간 이상 지연되는 경우는 몇 달에 한 번 올까 말까인데, 티웨이의 경우 새해부터 벌써 두 번이나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티웨이항공의 반복되는 기체 결함과 미숙한 대처 부분과 관련해선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무리하게 국제노선에 대한 확장 부분을 꼽았다.

이 관계자는 "부품시장이 열악한 상황에서 예방정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오프닝 이후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당장의 수익에 집중하다 보니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티웨이항공이 유독 그런 부분에서 준비가 미흡했다고 볼 수 있고, 다른 항공사들도 이 부분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종합적으로 보면 수익에 치중하는 티웨이항공의 무리한 노선 확장으로 인해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안전보다 실적에 치중, 안전 및 불편 개선 가능한가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절차를 준수하고 현장을 세심하게 점검하는 안전 운항을 더욱 확고히 하며 2024년 다가온 도약의 기회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에도 "최우선 가치인 안전을 필두로 서로 대화하고 배려해 하나가 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 대표의 신년사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안전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공존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와 대처 상황들을 상정해야 하는데, 티웨이항공은 이러한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실적에 치중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의 경우 자동차처럼 유독 잦은 고장이 발생하는 기체가 있다. 이러한 항공기들은 상대적으로 정비가 수월한 국내로 돌리는 방향으로 대처하는데, 티웨이항공은 그럴 여력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기계가 그렇듯 '피로도'라는 게 있다. 아울러 기체 엔진마다 컨디션이 다 다른데, 한 번쯤 그런 부분을 손보거나 대대적인 정비를 해야 한다"며 "티웨이항공은 그럴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고장이 잦은 항공기를 국내 노선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티웨이항공 측은 무엇보다 안전 운항을 위한 정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정비 부분은 계획 정비나 중장기 정비 부분을 절대 소홀히 하고 있지 않다"며 "올해도 해당 일정에 대해 발표를 했고, 어느 곳보다 항공기 정비를 우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가피하고 기체 결함이 발생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며, 고객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철저히 정비 점검을 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아무래도 현지에서는 인력이 많지 않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수 있던 것 같다"며 "이번 지연 사태로 불편을 겪으신 승객들에게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재차 사과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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