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회장, "태영건설 부족하면 SBS 주식 전부 내놓겠다"

윤세영 회장 기자회견…"위기 넘길 수 있게 도와달라"
채권단 추가 자구안 요구에 지주사·SBS주식 담보 결정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구노력이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태영건설이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저희 욕심이 과했던 탓이 컸다"며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과 금융당국 등이 태영건설이 내놓은 자구계획 외에 추가 자구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결국 지주사와 SBS 주식도 담보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윤 창업회장은 "일부 자구계획 미이행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고 사과하며 "기존 자구계획에 포함된 내용 이외에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해 투입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890억원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 담보 제공 등 4개의 자구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부족할 경우 그동안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던 SBS 주식까지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워크아웃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에코비트 매각을 위한 협약까지 체결하면서 기존 자구안으로 제시한 에코비트 매각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최금락 TY홀딩스 부회장은 필요할 경우 지주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대주주 지분을 모두 걸겠다는 각오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BS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일반기업과 달리 매각에 대한 법적 규제가 많다"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윤 창업회장은 "태영건설이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같은 요인 때문에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롤-오버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PF 사업장 중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들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오는 11일 채권단의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결정된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를 얻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