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맛집 열린 국회…이낙연 "양당 기득권 구조깨러 모였다"

차현아 기자 2024. 1. 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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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준석(오른쪽부터) 전 국민의힘 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참석해 있다. 2024.01.09.


"양당의 철옹성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으면 대한민국을 주저 앉힐 것이라는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우리가 다 모였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 행사에는 제3지대에서 신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금태섭·류호정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참석했다.

같은 시간 바로 옆 강당에서는 혁신계를 자처하는 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이자 곧 거취 관련 입장 표명을 앞둔 조응천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전 대표는 동시에 열린 두 행사를 숨가삐 오가며 직접 축사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양 대표의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양 대표를 △실업 △신념 △도전 등 세 가지 키워드로 표현했다. 이 전 대표는 "김종필 전 총리는 정치는 허업이라고 했다. 허망하고 공허한 일이라는 뜻"이라며 "반면 양향자의 정치는 알맹이가 있는 '실업'"이라고 했다.

이어 양 대표가 민주당 소속일 때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안'의 처리에 반대했던 것을 겨냥한 듯 "때로는 집단과 마찰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는데 양향자는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신념은 끝까지 지키는 사람"이라며 "지금 이 시기에 어려운 일을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앞서 나가는 것도 신념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추켜세웠다.

또한 "국민이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는 이 때 양향자의 도전이 있어야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새로운 정치 구도를 만드는 데에도 양향자의 도전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지금까지 도전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해주시고 저희들을 잘 지도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01.09.


이 전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 양향자 대표, 금태섭·류호정 공동대표 등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조응천 의원의 출판기념회장으로 이동했다. 이 전 대표는 강당 가장 앞자리에 앉아 조 의원의 팬덤정치 등 민주당의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 의견을 주의깊게 들었다. 종종 문제 의식에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후 단상에 올라 축사에 나선 이 전 대표는 조 의원을 "김대중 대통령이 살아계신다면 당신의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는 정치인으로 조응천을 꼽을 것"이라며 극찬했다.

이어 "조 의원만큼 양심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정치판에 드물 것"이라며 "조 의원같은 신념의 정치인이 지금 같은 혼란의 시대에 꼭 앞길을 개척하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국면, 그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기꺼이 조응천의 지도를 받겠다"고도 강조했다. 조 의원은 단상에서 내려온 이 전 대표와 굳게 악수를 하며 감사의 뜻을 보냈다.

한편 양향자 대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조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들 역시 축사를 통해 향후 협력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마무리한 양 대표가 조 의원의 출판기념회장에 들어서자 조 의원은 "옆에서 맛집을 차려주셔서 감사하다"며 환대했다. 이 전 대표는 축사에서 "저는 박근혜 키드로 정치를 시작했는데 조 의원은 보수니 뭐니 하는 여러 사람들보다 훨씬 성골일 것"이라며 "조 의원의 모든 행보를 응원하고 저도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같이 하겠다"고 했다.

한편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들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조 의원 발언에 비춰볼 때 이 대표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원칙과상식 내 의원들은 민주당을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출판기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원칙과상식에서) 간간히 소식을 알려주실 때가 있었다"며 "(이들과) 협력하게 될 것"이며 원칙과상식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놨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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