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한복판서 수백명 ‘파시스트 경례’…이탈리아가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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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내에서 극우 세력 수백명이 베니토 무솔리니 집권 시기 파시스트들이 하던 경례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1995년 해산된 신파시즘 정당인 '이탈리아 사회운동'(MSI)의 로마 시내 옛 본부 건물 앞에서 7일(현지시각) 청년 당원 3명의 46주기 추도식이 열렸다고 이탈리아 안사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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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용납할 수 없는 일” 강력 대응 촉구
이탈리아 수도 로마 시내에서 극우 세력 수백명이 베니토 무솔리니 집권 시기 파시스트들이 하던 경례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온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야당은 신파시즘 단체 응징 등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1995년 해산된 신파시즘 정당인 ‘이탈리아 사회운동’(MSI)의 로마 시내 옛 본부 건물 앞에서 7일(현지시각) 청년 당원 3명의 46주기 추도식이 열렸다고 이탈리아 안사 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 청년들은 1978년 1월7일 극좌 성향의 무장 집단에게 살해당했다.
참석자들은 줄을 맞춰 선 채 “전사한 모든 동지를 위하여”라는 구호에 맞춰 로마식 경례(손바닥을 아래로 한 채 팔을 뻗는 경례)를 하며 “프레젠테”라고 세번 외쳤다. ‘프레젠테’는 신파시스트들이 동료의 희생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는 뜻으로 외치는 구호다.
로마식 경례는 고대 로마제국의 병사들이 하던 경례다. 1922년 이탈리아의 독재자 무솔리니가 집권한 이후 이탈리아에서 널리 행해지면서 파시즘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독일의 나치도 1926년부터 이를 약간 변형한 경례를 행사 때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야당 정치인들은 파시스트 세력의 준동을 막을 강력한 조처를 촉구했다. 제1 야당인 민주당(PD)의 엘리 슐라인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2024년 1월7일 로마가 (무솔리니가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1924년 같았다”며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파시즘 조직들은 헌법 규정에 따라 해산되어야 한다”며 의회에서 내무장관에게 이에 대해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 성향 정당 ‘아치오네(행동)’의 카를로 카렌다 대표도 “이는 유럽 민주주의에 있어서, 용납할 수 없는 불명예”라고 지적했고 ‘오성운동당’은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들은 특히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그가 이끄는 여당인 ‘이탈리아 형제들’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멜로니 총리는 1992년 ‘이탈리아 사회운동’의 청년 조직에 참여하며 정치를 시작했다. 또 2012년에는 이 당을 계승한 ‘이탈리아 형제들’을 창당했다. 멜로니 총리는 그동안 “파시즘은 수십년 지난 과거의 일”이라며 파시스트들과의 거리 두기를 시도해왔다. ‘이탈리아 형제들’ 소속의 파비오 람펠리 하원 부의장도 이날 자신들은 신파시즘과 “몇광년”은 떨어져 있다며 신파시즘은 “우리의 스타일도, 우리의 철학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헌법은 파시즘 정당 설립은 물론 파시즘을 찬양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으나, 이탈리아의 신파시즘 단체들은 조직 이름을 바꾸는 식으로 법적 제재를 피하며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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