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지호 총장 "사이버대도 외국인 유학생비자 허용해야"

윤홍집 2024. 1. 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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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호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 총장이 지난 4일 서울 동대문구 사이버한국외대 총장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이버대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이버한국외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 한국의 교육 프로그램을 해외에 수출할 기회다. 공간제약이 없는 사이버대학은 국내 교육을 수출하는데 가장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정부의 지원만 더해진다면 사이버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해외로 뻗어나가는 것도 꿈이 아니다."
장지호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이 그리는 사이버대학의 비전은 세계 고등교육 시장으로의 확장이다. K콘텐츠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을 발판 삼아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총장은 지난 4일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사이버대학의 미래가 글로벌 시장과 특성화 전략에 달려있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장 총장은 "미네르바스쿨 같은 해외 원격대학이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국내 사이버대학은 각종 규제가 많아 외국인 유학생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일반대학처럼 사이버대학에게도 외국인 유학생 비자(D-2)를 허용해 해외 진출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이버대학도 오프라인 수업할 수 있어야"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로 20년째 재직 중인 장 총장은 지난 2022년부터 사이버한국외대 제6대 총장직을 맡고 있다. 그가 3년간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느낀 것은 사이버대학에 대한 규제다. 일반대학에 대해선 설립·운영 4대 요건이 개편되고 원격강의 허용 범위도 넓어졌으나 사이버대학에 대한 규제는 여전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장 총장은 특히 사이버한국외대 제2교사(건물)를 짓는 과정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사이버한국외대 제2교사는 올해부터 신설된 'K뷰티 학과'의 실습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었다.

장 총장은 "일반대학이 원격수업을 진행하듯이 사이버대학도 살아남기 위해선 오프라인 수업과 융합이 필수적이다"라며 "실습이 필요한 경우에는 오프라인 실습시설을 만들고 현장 교육과정을 짜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제2교사를 짓고 있는데 처음에 교육부 허가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라며 "사이버대학이 왜 오프라인 실습시설이 필요하냐는 시선이 여전한 거 같다. 일반대학처럼 사이버대학의 설립 운영 규정도 조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장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위해 외국인 유학생 관련 비자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이버대학 강의의 일부를 국내에서 체류하며 수강하도록 하면 외국인의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외국인 학생이 4년 동안 해외에서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들으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라며 "만약 교육과정 4년 중 1년을 국내에서 수강하도록 한다면 한국 사이버대학을 찾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사이버대학이라고 해서 오프라인 수업을 하지말라는 것은 이제 옛날 이야기"라며 "일반대학이 원격수업을 진행하듯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경계가 허물어진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장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해외 진출을 통해 교육 영토를 확장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이버대 정책 만들 행정력 부재해"
장 총장은 현재 교육부 내에 사이버대학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할 '헤드 쿼터'역할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특정 분야가 발전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인 정책을 기획하고 이를 일관적으로 끌고 나갈 행정력이 필요한데 교육부에선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장 총장은 "현재 교육부 내 사이버대학을 담당하는 인력은 사무관 1~2명에 불과하다"라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할 수 있는 기반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교육부 내 원격교육지원과를 만든다면 사이버대학과 관련한 정책 수립은 물론, 일반대학의 원격수업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장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해외 체류 중인 제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정원외 특별전형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장 총장은 "해외에서 거주하는 동포 가운데 사이버강의를 수강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적지 않다"라며 "이들에 대한 정원외 특별전형을 신설한다면 사이버대학의 상황도 지금보단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입시경쟁이 치열한 일반대학의 경우에는 입시비리 여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원외 특별전형을 만드는 게 조심스럽지만, 사이버대학은 그럴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사이버대학에겐 사이버대학에 맞는 특별전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이버대처럼 좋은 평생교육 기관 없어"
장 총장은 사이버대학이 받는 열악한 재정 지원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 교육부가 사이버대학을 지원하는 사업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산이 15억원에 불과해 22개 사이버대학에겐 1억씩도 돌아가지 않는 상태다.

그는 "무작정 지원금을 달라는 게 아니다. 일반대학처럼 평가를 거쳐 지원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 기회라도 달라는 것"이라며 "지금은 대부분의 재정지원사업 신청요건에 사이버대학이 배제돼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이버대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로는 평생교육과 재교육이 필수로 거론되는 시대 흐름을 꼽았다. 사회의 변화가 빨라지고 기대 수명이 늘면서 평생 직업 개념이 사라진 가운데, 공간의 제약이 없는 사이버대학이야말로 가장 편리하게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라는 설명이다.

장 총장은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인간은 7~8번의 직업을 바꿔야 하는 사회가 됐다"라며 "그러나 성인이 기존 직장을 다니면서 재교육을 받는 건 녹록지 않다. 앞으로 사이버대학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이버대학은 장소에 제약이 없기 때문에 평생교육·재교육 분야에서만큼은 일반대학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라며 "사이버대학이 교육부의 든든한 지원 아래 평생 교육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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