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서울 입주물량의 부족, 집값 어디까지 흔들까

심영구 기자 2024. 1. 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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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 부탁해] 전셋값 상승의 진짜 이유 ① -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올해와 내년, 내후년까지 서울은 입주 물량이 계속 부족해요. 심각한 수준으로 입주 물량이 없기 때문에 그게 전세 시장을 굉장히 자극할 거예요. 경기가 나쁜 것과 상관없이 전세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커요. 경기와 상관없이.
스프 교양이ㅁ<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매매 하고 전세의 이 스프레드(차이)가 굉장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요. 그 시점이 언제냐는 사실 모르겠고요. 근데 그러면 이제 사람들이 어느 순간에 갭 투자로 들어가면서 전세가 매매를 올려버릴 수가 있으니까 그게 좀 위험한 거죠. 무시무시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는 거죠.

 

매매가 하락에도 전세가격 상승의 이유

서울 개포동 공인중개사 | SBS 8뉴스 (2023.11.14)
들어오고 싶으셔도 집이 별로 없어요. 초등학교도 안에 있으니 1-2억 원 더 비싸도 다 들어오시더라고요.

전세 하고 매매는 사실은 별개의 마켓이에요. 예를 들어서 개인이 부동산 시장에 들어가서 어떤 공간에 산다고 했을 때 그 개인이 할 수 있는 초이스는 내가 거기를 매매해서 거주할지 아니면 임차해서 거주할지예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들어가는 거죠. 원래대로 하면 이거는 역의 관계에 생기는 게 맞아요. 다만 일시적으로 같이 가는 방향도 있었긴 하지만요. 지금 이제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건 다양한 요인이 커요.

첫 번째는 인플레이션 효과예요. 전 세계 어디든 이렇게 대규모 인플레이션이 오면, 맨 처음에 나타나는 효과는 월세 폭등이에요. 전 세계에 있는 모든 대도시들, 작년 기준으로 했을 때 한 50% 이상의 월세가 다 폭등했어요. 모든 대도시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월세가 폭등을 할 거고 월세가 폭등을 했으면 같은 상품이라고 볼 수 있는 전세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죠. 그게 첫 번째고.

두 번째, 전세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서울은 입주 물량의 영향을 그냥 받아요. 평균 대비 입주 물량이 적다고 했을 때 준공 물량이 적다고 했을 때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어요.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요. 왜냐하면 2023년 하고 2022년에도 벌써 평균 대비 1만 채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효과에다가 입주 물량까지 있었고.

세 번째 효과는 전세포비아예요.
 
분양사무소 관계자 | SBS 8뉴스 (2024.01.03)
(비아파트) 매매는 떨어지까 봐 무서워서 못하겠고 또 전세는 위험해서 못하겠고. 월세도 올랐잖아요. 그러니까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는 실정이거든요.

서울은 아파트가 50% 비아파트인 빌라가 50%예요. 근데 전세포비아 때문에 사람들이 이제 빌라에 거주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지는 거죠. 빌라 마켓은 실질적으로 전세 마켓이에요, 대부분이. 그러면 여기서 사는 사람들이 아파트 시장으로 넘어간다고 했을 때, 이분들이 가격 때문에 매매로 넘어가지는 않아요. 전세로 넘어가죠. 그러니까 모든 영향들이 지금 전세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요소가 너무나 많아요. 그 트렌드는 2024년까지 계속 갈 것 같아요.

Q. (전세가가 올라서) 매매로 옮긴 케이스가 있었잖아요. 그 상황과 비슷한 상황인 건가요?

그 데자뷔가 일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지는 거죠. 예를 들어서 이게 갭 투자가 존재하는 한, 전세가격 올라가면서 매매가격 올라가는 건 항상 나타나요. 근데 전세가 지금 여전히 주요한 상품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올라간다고 했을 때 '내가 이 가격에 전세 사느니 매매로 가지'라는 판단은 나올 수밖에 없는 거예요.

예를 들어가지고 빌라는 많은 분들이 전세를 살잖아요. 근데 어쩔 수 없이 빌라에 사는 분들이 있어요. 소득 때문에. 그분들을 위해서 빌라도 공급이 돼야 하는 건데 토지 시장에서 토지 가격이 안 떨어졌어요. 토지 가격이 안 떨어져 버리니까 사업 수익성이 안 나오기 때문에 아파트도 못 짓는 거고 빌라도 못 지어요.

빌라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1년 안에 지을 수 있거든요. 그럼 빌라는 뭐로 보냐면은 그해의 인허가 물량을 볼 수가 있어요. 서울시 평균으로 매년 인허가 물량이 한 25만 채가 나와요 빌라가. 근데 다 짓지는 않아요. 한 4만 채 정도 지어요. 2023년 상반기에 7천 채가 인허가 물량이 들어갔어요. 이게 다 지어진다고 하더라도 평균 대비 반밖에 안 되는 거고 여전히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2024년도 빌라 물량이 없을 수 있어요.
 
서울 강서구 주민 | SBS 8뉴스 (2024.01.03)
집주인들이 다 나가고 (재작년 가을에) 철거를 해서 공사를 지금 멈추고 있는 거죠. 투룸 매매가가 3억 5천 정도라는데 젊은 사람들이 돈이 어디 있어요.

전세포비아가 해결이 됐다고 치자고요. 어쩔 수 없이 전세 사는 분들이 전세로 빌라를 보러 다닐 텐데 그때 빌라 물량도 없는 거예요. 그럼 그때는 어떤 일이 발생되냐면 빌라 전세 가격도 올라갈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 이분들이 ‘내가 이 가격에 빌라에 살아야 돼?’ 다시 아파트 시장으로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되게 많아요. 지금.

 

부족한 공급 물량, 집값 끌어올릴까

 2008년 위기가 온 다음에 2012년부터 2016년 사이가 아파트 물량이 굉장히 적어요. 근데 그 시점이 뭐랑 같냐면은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시점하고 똑같아요. 왜냐하면 2008년 위기가 있은 다음에 아파트를 못 지었고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가격이 높다가 떨어지면서 상황이 안 좋으니까 덜 지었어요. 그러면서 2013~2016년이 10년 평균 대비 아파트 물량이 좀 적어요.

시장에서 신규 입주 물량이라는 게 신규 주택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소득이 많이 올라갔잖아요. 소득이 올라가면서 나타나는 건 뭐냐 하면은 예전 구축 아파트하고 신축 아파트 간의 프리미엄이 가격 차이가 커져요. 그러니까 동일한 아파트여도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5년 내 신축 아파트가 구축 아파트보다 15% 정도 비쌌어요. 근데 2017년, 2018년 되면서 이게 40%로 벌어져요.

그러니까 길 하나 두고 15년 된 아파트가 10억인데 5년 안에 아파트가 14억이 돼버린 거예요. 그런데 그런 케이스가 전국에서 많이 보여요. 신축 아파트 물량이라는 게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겁니다. 

Q. 공급량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금 그럼 공급량이 얼마나 부족한 건가요?

제가 계산을 했을 때 시장의 균형점을 찾아간다고 했을 때요. 2010년대 평균적으로 서울시에서 한 3만 5천 채씩 공급이 돼요. 매년. 근데 이제 2023년 하고 2022년에 한 1만 채 정도가 부족했어요. 입주 물량이. 그리고 이제 2024년에 한 1만 5천 세대가 나오고 그리고 2025년에 1만 7천 세대가 나와요. 2026년에는 수치를 밝힐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적게 나와요. 계속 부족해요. 그래서 이 정도 수치라고 하면 전세가격 상승은 장기간 가능할 수도 있어요.
박합수 |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 SBS 8뉴스 (2023.09.26)
3년 후에 입주 물량 공백기가 발생합니다. 전세 가격 상승이 가장 먼저 올 수 있고요. 그에 따른 매매가격 상승도 연동해 발생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거는 사실 정책 이슈예요. 왜냐면 지금 아파트 짓지 못해요. 그러면 공공 사이드에서 예를 들어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 밀어버리는 건 그냥 팩트예요. 우리가 항상 봐왔던 거기 때문에 이 시점이 언제 나올지가 굉장히 무시무시한 거여서 서울시 하고 국토부는 진짜 정신 차리고 정책 제대로 나와야 되는 거예요. 지금 단계에서.

제가 봤을 때 해야 될 건 2개인데, 첫 번째는 이제 (2024년) 가격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중산층 가구 서민들을 위한 임대 아파트 그러니까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할 수 있는 물량이 굉장히 적어요. 굉장히. OECD 대비 창피할 정도로 적기 때문에 이걸 늘려야 돼요. 근데 그 누구도 SH공사하고 LH공사가 자기 옆에 생기는 거 다 반대해요. 심지어 강북에서도 반대하고 사실은 여기 SBS 근처에서 예전에 청년주택 박근혜 정권 때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반대했잖아요. 목동에서. 이게 실질적으로 힘들다는 걸 이해하면 공공에서 민간 브랜드 아파트 25평 이하를 굉장히 많이 지금 매입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거 하려면 사실 리츠(REITs)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할 수 있고 재정 지원 안 해도 돼요. 주택도시기금에 돈이 있기 때문에 그걸로 하면 10조짜리 펀드 만들 수 있어요.

*리츠(REITs):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의 하나. 공모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유가 증권에 투자한 뒤 운용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형태.

두 번째는 매매라는 거는 기축 시장에서 돌아가는 거잖아요. 기존에 있는 아파트 시장에서. 여기에 있는 관심을 분양 시장으로 돌려버려야 돼요. 가격 메리트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국공유지 기반으로 거대한 분양 시장을 만들어 놔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옆에 있는 아파트가 10억이면 국공유지 부지에서 우리가 5년 후에 8억짜리 내놓을 테니까 당신들 분양해서 하려면 이쪽에 줄 서 이러면 일로 다 줄 설 거예요.

물론 기존 아파트 시장 거래가 안 되고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마는 가격을 누르는 하방 효과가 있어요. 그렇게 된다고 했을 때는 이 그 땅이 어디냐까지 가는 건데 서울시 안에 땅들 있어요. 서울의료원 부지하고요. 그다음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부지도 철도청 부지 엄청 크고, 상암동에 100층짜리 업무지구 하려고 했던 데 있어요. 그거 오피스 거기 들어가 봤자 그 수요 없기 때문에 그런 땅들을 활용해야 돼요. 서울시에서 안 내놓는 게 문제예요 지금. 그다음에 두 번째는 이제 그 강남권에서 그린 기능을 상실한 그린벨트 지역들이 있어요. 그거 다 모아가지고 하면 가능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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