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 ‘무조건 대피’ 말고 ‘대기’를 [뉴스in뉴스]

KBS 2024. 1. 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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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릴 적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표어 중 하나가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기억나실 겁니다. 이처럼 화재는 예방이 최선이지만 대처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최근 잇따른 아파트 화재와 관련해 오늘 주요 관계 기관 대책 회의가 열립니다. 우리 집에 불이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오늘 뉴스인뉴스 이오숙 소방청 대변인과 함께하겠습니다. 이제는 뭐 현장보다는 주로 마이크 앞에 서시는 일이 더 많을 텐데, 특히 뭐 기동복 차림으로 오신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네, 현장과 관련된 내용을 전해드리는 날이라서. 옛날 생각 해서 기동복을 입고 왔습니다.

[앵커]

소방관 출신이라서 현장 경험도 많다고 들었는데, 물론 이 화재라는 게 예고도 없고 예외도 없겠습니다만, 계절성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요즘 같은 때 긴장 많이 하지 않으세요?

[답변]

네. 겨울철은 난방 기구 사용이 증가하고요, 또 대부분 실내 생활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화재 발생 위험이 높고 또 화재가 발생해도 대형화할 우려가 높은 계절적 특성이 있습니다.

[앵커]

특히 아파트 화재가 좀 많은 것 같아서요.

[답변]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한 보름 동안 십여 건 정도의 그 어떤 화재 피해가 좀 규모가 좀 큰 화재가 발생했고요. 연평균으로 할 때 이천칠백여 건이 좀 넘습니다.

[앵커]

인명 피해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답변]

인명 피해도 111명이 사망을 했고요. 694명이 부상을 입는 등 총 1,075명이고요. 또 이제 저희들이 분석을 해보니까 대피 중에 발생하는 인명 피해만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보통 불이 났다고 하면 불난 집 안에서 있다가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대피 중에 피해가 더 많다라는 얘기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같은 경우 얼마 전에 그 도봉구 화재 같은 경우도 대피하다가 난 사고였잖아요? 그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보세요?

[답변]

그날 3층에서 불이 났는데요. 4층에서 거주하시던 분이 그 따님을 안고 4층에서 뛰어내렸다가 사망하시는 그런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을 했고요. 또 최초에 신고하셨던 분께서 10층에서 거주하셨는데 가족들을 대피시키시고 본인이 이제 대피하시다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11층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그런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오늘 오후 세종청사에서 주요 관계 기관들이 모여서 이런 대응요령과 관련한 회의를 한다고 들었는데 그 아파트 화재와 관련한 대응요령이 뭐가 좀 바뀌었습니까? 알려주실 거 있으세요?

[답변]

네 그동안에 이제 그 아파트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저희들이 '불나면 대피 먼저'라는 표어를 계속 좀 강조하면서 홍보를 했었는데요. 이제 최근에 아파트 이런 사고들이 대피하면서 발생을 하는 거를 보고 저희들이 이제 최근 사례들을 다 분석을 해보니까, 아, 이게 지금 아파트의 경우는 좀 특수한 상황이다. 그런 판단을 하고 저희들이 그 열여덟 분의 그 전문가들을 모시고 PF를 운영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현장에 가서 직접 조사도 하고 또 입주민들이나 안전 관리자들하고 서로 인터뷰도 하고요.

[앵커]

특별히 계기가 됐던 사건이 있었나요?

[답변]

네 지난해 3월에 발생했던 경기 수원 아파트 화재 사례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는데요, 그때 불이 일 층에서 났는데 그리고 40분 만에 꺼졌거든요. 그런데 위층에서 거주하신 분들이 대피하시다가 10층에서 한 분이 돌아가시고 또 두 분이 중상을 입는 그런 사고였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두어서 안 되겠다 해서 저희들이 TF를 운영하면서 이런 화재 피해에 대한 분석을 전반적으로 거쳐서 이제는 살펴서 대피해야 된다라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최근 들어서 이제 계속 그 부분에 대해서 이제 국민들께 홍보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무조건 대피보다는 일단 대기가 안전할 수도 있는데 그거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상황을 살피라고 하셨어요? 어떤 상황을 살펴야 됩니까?

[답변]

이제 크게 두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가 있는데요, 먼저는 자기 집에서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도 또 이제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기 집에서 불이 났는데 현관 쪽으로 대피를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하면 현관으로 대피하시는 게 가장 좋은데, 현관으로 가셔서 계단을 이용해서 엘리베이터 사용하지 마시고 계단을 이용해서 자기 집에서 옥상 쪽이 가까운지 아니면 지상으로 가는 게 가까운지 판단을 해보시고 살펴서 좀 대피하시는 것이 좋고요.

[앵커]

올라가는 경우만 있어요? 내려가야 할 경우는 없어요?

[답변]

내려갈 수도 있죠. 만약에 화재가 난 층이 이 이제 윗층 이라고 하면 내려가는 게 더 안전하겠죠. 그래서 대피를 하고 또 자기 집에서 불이 났는데 현관으로 대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거든요. 왜냐하면 현관 가까운 데라든가 아니면 거실 쪽에서 불이 나 가지고 현관을 이용하기 어렵다. 그런 경우에는 대피 공간으로 이동하시는 게 좋거든요. 아파트 같은 경우는 보통은 발코니 쪽에 대피 공간을 설치해 놨습니다. (경량 칸막이 이런 거 말씀이신지?) 대피 공간은 따로 있고 또 대피 공간을 설치할 수 없는 그런 경우에는 또 하향식 피난구라고 해서 아래층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대피 하실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아파트가 있고요. 또 경량식 칸막이는 옆집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그렇게 설치가 되어 있는데, 그런 피난 시설이 우리 집에 어떤 것이 설치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파악을 하시고 거기에 따라서 행동을 해주셔야 하는 거고요.

[앵커]

일단 집에 가면 내 집에 뭐가 있는지부터 좀 살펴봐야겠네요. 만약에 우리 집에서 불이 난 경우가 아니라 남의 집에서 불났을 때는 그러면 대피 요령이 어떻게 바뀝니까?

[답변]

남의 집에서 불이 났을 때는 기본적으로 현관이나 아니면 창문 쪽으로 연기가 새어 나온다거나 아니면 불길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하면 집에서 화재 상황을 살피면서 대기하시는 게 좋고요. 만약에 똑같이 앞에 자기 집에서 난 것처럼 화염이 들어와서 현관으로 대피할 수 없을 때는 처음에 말씀드렸던 대로 지상층이나 옥상으로, 가능하면 코와 입을 막는 그 수건 등으로 막고 이렇게 대피하시는 게 좋고, 만약에 그 우리 집에서 불길이 보인다거나 그런 경우에는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피 공간이라든가 또 하향식 피난구 그 다음에 경량 칸막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셔서 그 시설을 이용해서 인접 세대로 대피하시면 됩니다.

[앵커]

이번에 대응요령 바뀐 것의 핵심은 무조건 대피보다는 일단 대기에 방점을 주신 것 같은데 사실 막 화마가 올라오고 연기 올라오는데 집안에서 그냥 가만히 버틴다라는 게 이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상시 우리 집에 어떤 피난 시설이 설치돼있고, 불이 나면 나는 어떻게 할 것 인가라는 것들을 서로 가족들끼리 좀 고민을 하시고, 그걸 서로 이렇게 우리가 소방 훈련 많이 하잖아요. 그 소방 훈련 많이 하듯이 가족끼리도 서로 얘기를 해서 불이 나면 예. 이렇게 대피 하자고 한 번 해 놓으시는 것이 결국은 자기의 목숨 가족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피난 요령에 따라서 한 번 좀 가족끼리 해 보시고 실제 훈련도 해보시면 더 좋겠습니다.

[앵커]

119 현장센터장으로 현장지휘도 많이 하셨잖아요? 보통 우리가 119로 사람들이 요청을 할 때 이런 점을 좀 주의해 이런 어떤 요령 같은 거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구조 요청의 요령.

[답변]

네. 일단은 이제 구조 요청을 하실 때 내가 지금 이제 아파트 같은 경우 예를 들면 내가 지금 어느 아파트의 몇 동 몇 호다 라고 얘기해주시고 만약에 대피해 계시면 그 집에 서서 뭐 발코니 쪽에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상세히 말씀을 해주시고 그 다음에 지금 현재 나는 대피해 있지만 어떠 어떠한 상황이다, 불길이 올라오고 있다, 아니면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제 그런 부분들에서 자세히 말씀을 해주시면 우리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해서 최대한 빠르게 구조해 드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리고 아파트 방화문에 또 요즘 좀 관심이 많더라고요. 화재가 잇따르다 보니까요. 방화문을 일단 무조건 닫아 놔야 하는 건가요.

[답변]

일단 저희들이 무조건 닫으라고 지금 강조를 하고 있고요. 그거는 이제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와 또 현재 최신 아파트 하고 조금 차이는 있는데요. 이제 그 방화문에 보면 도어 체크라고 해서 그 부분에 이렇게 설명서가 써 있어요. 그러니까 개방한 상태로 유지하라고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 닫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방화문은 그 세대 간 아니면 또 층간 연기나 불길이 이동이 안 되도록 그걸 위해서 설치한 시설인데 열어놓는다고 하면 그 자체가, 우리가 엘리베이터 타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계단실이 방화문이 안 닫혀 있으면 똑같이 그곳을 이용해서 연기나 불길이 들어오기 때문에 저희들이 꼭 닫아 두십사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안전에는 공짜가 없다라는 격언처럼 시민들 각자의 화재 예방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듣겠습니다. 소방청 대변인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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