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삼성에서 새 출발’ 박재현이 꿈꾸는 농구인생 2막은?

서호민 2024. 1. 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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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기자] 유니폼을 내려 놓은 박재현이 이제는 유소년들과 함께한다.

조준희 원장을 중심으로 충주를 대표하는 유소년 농구교실로 자리잡은 충주 삼성 농구교실은 최근 새로운 식구를 맞이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 2023년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알려왔던 박재현이다. 2013년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서울 삼성에 입단했던 박재현은 이후 고양 오리온(현 고양 소노), 전주 KCC 그리고 일본 B리그 니카타를 거쳐 지난 해를 끝으로 유니폼을 내려 놓게 됐다.

은퇴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2023년을 끝으로 20년을 넘게 달려 온 선수생활을 마무리 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목표와 가고 싶은 길이 있어 가족과 상의 후에 조금 이르게 결정하고끝 마쳤지만 참으로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삼성으로 시작하여 오리온스 그리고 KCC.. 마지막으로 일본 B1리그였던 Nigata 까지 희노애락을 느끼던 여정들이었습니다. 그 추억과 경험들이 제겐 실패를 두려워하던 겁쟁이를 벗어 던질 수 있었고, 다음 인생의 챕터를 준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농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앞으로는 농구를 향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며 인사를 전했던 바 있다.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도 있었지만 B리그 사정상, 현실적으로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없었던 게 박재현의 은퇴 사유였다. “사실 일본에서 기억도 너무 좋았고 1년 정도 선수로 더 뛰고 싶기도 했는데 B리그에서는 아시아쿼터 자리를 가드보다는 빅맨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설 자리가 많지 않았다. 은퇴 전부터 내가 계획했던 것들도 있었고 그래서 기다리기 보다는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 박재현의 말이다.

짧았지만 일본 B리그에서 보낸 1년은 그의 농구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 박재현은 “농구를 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고려대학교 때였지만 가장 뜻 깊었던 순간은 일본에서 보낸 1년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무대에 도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쭉 해오면서 내가 생각했던 걸 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다. 그런 부분을 새 무대에서 펼쳐보고 싶었고 나에 대한 확신도 갖고 싶었다. 일본 농구를 경험하다 보니 내가 생각했던 부분들과 비슷한 점들이 많았다. 농구적으로는 스페이싱의 중요성, 체계화된 전술 등을 짧게나마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은퇴를 알리게 된 그는 휴식기를 가질 법도 했지만, 농구와의 연을 이어가기 위해 발 빠르게 유소년 농구로 무대를 옮겼다.

지난 해 말부터 충주 삼성 농구교실 강사진으로 합류한 박재현은 "조준희 대표와는 삼성 입단 동기이고 평소에도 친한 사이다. 은퇴에 대한 준비를 몇 년전부터 하고 있었고 은퇴하기 전부터 조준희 대표와 해외 스포츠 캠프 아카데미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얘기가 오갔다. 아카데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소년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조준희 대표와 그런 부분에서 시너지를 내면 좋을 것 같았고 충주 삼성에 들어와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라며 그 계기를 전했다.

프로농구 선수로 생활할 당시에도 지도자로서 꿈을 그리고 있었다는 박재현. 그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해외 스포츠 아카데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묻자 "농구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이 친구들에게 평범한 것보다는 좀 더 특별한 의미에서 도움을 주고싶어 3년 전부터 캠프, 아카데미를 기획하게 됐다. 사실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길이기도 해서 처음에는 겁이 나기도 했다. 그래서 혼자하는 것보다는 이 분야에 정통한 조준희 대표에게 조언도 구하고 같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준희 대표님 밑에서 일을 배우면서 경험을 쌓아나간다면 좀 더 디테일하게 구상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이야기했다.

현재 초등부 저학년부터 고등학교 엘리트 선수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는 박재현은 “충주 삼성에서 유소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충주고등학교에 가서 한번씩 엘리트 선수들에게도 기술을 전수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이제 갓 농구를 시작하는 친구들부터 고등학생 엘리트 선수들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지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다. 이들에게 가진 걸 많이 베푸려고 한다. 앞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의 지도 철학도 갖고 있다. 농구를 이제 막 시작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농구가 재밌는 운동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우선 농구에 대한 흥미가 있어야 관심도 생기지 않나”며 “전문적으로 하는 아이들은 전술적인 부분을 많이 입혀주려고 한다. 그중에서도 현대농구에서 크게 요구되는 공간창출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현대농구는 공간창출의 싸움이다. 공간창출을 잘 해낼 줄 알아야 더 좋은 방향으로 플레이 할 수 있고 픽-앤-롤의 경우에도 공간 없는 픽-앤-롤은 어렵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농구를 하는 친구들에게는 공간창출에 포커스를 맞춰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실 어렸을 때는 내가 농구를 이렇게 사랑하고 있는 지를 몰랐다. 커보니 알겠더라. 농구를 하면서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그만두고 싶었던 때도 많았다. 그만큼 희노애락을 많이 느꼈다”며 “농구가 없으면 내 인생도 없다고 생각한다. 농구로 인해 좀 더 큰 영향력을 만들어보고 싶다. 농구를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늘 고민하는 지도자가 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사진_박호빈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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