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채규현 교수 '쌍성 연구'…표준중력 붕괴 증거

약한 가속도에서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 붕괴
미국 천체물리학저널에 연구 결과 온라인 공개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채규현 교수가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의 새로운 분석을 통해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이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한다는 새로운 증거를 얻었다고 9일 전했다. (사진=세종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인턴 기자 = 세종대 물리천문학과 채규현 교수가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의 새로운 분석을 통해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이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한다는 새로운 증거를 얻었다고 9일 전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천문학회에서 발간하는 천체물리학저널 'The Astrophysical Journal'에 지난 8일 'Robust Evidence for the Breakdown of Standard Gravity at Low Acceleration from Statistically Pure Binaries Free of Hidden Companions'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공개됐다.

채교수는 장주기 쌍성에 대한 유럽항공우주국의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의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쌍성에 대한 현존하는 최대 규모의 초정밀 데이터를 제공한다. 앞서 채교수는 지난해 650광년 이내의 거리에 있는 2만6500여 개의 장주기 쌍성 분석을 통해서 표준중력 붕괴의 결정적 증거를 출판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관측 안 된 추가 별을 내포할 가능성이 있는 쌍성계를 모두 제거하고 순수한 쌍성계만 골라 분석했다. 추가별의 영향을 계산하는 데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오류를 원천 차단해서 기존의 결과와 비교하려는 목적이었다. 순수한 쌍성 샘플은 2463개로, 본 샘플의 10퍼센트 이내 크기지만 독립적인 결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순수한 쌍성을 통해서 중력의 속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채교수는 두 개의 독립적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첫 번째 알고리즘은 지난해 논문에서 개발된 것으로, 쌍성이 경험하는 가속도를 두 별 사이의 뉴턴 중력 가속도에 따라 계산하고, 이를 뉴턴역학의 예측과 비교하는 것이다. 뉴턴 중력 가속도가 약해질 때 중력의 성질이 어떻게 변하는지 밝힐 수 있다.

새로 개발된 두 번째 알고리즘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것으로서 순수한 쌍성 샘플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알고리즘에서는 하늘(천구)로 투영돼 관측되는 두 별 사이 상대속도의 분포를 관측된 두 별 사이의 거리에 따라 얻은 후, 이를 몬테카를로 방법을 사용해 뉴턴역학이 예측하는 분포와 비교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는 이스라엘의 모르더하이 밀그롬 교수가 제안한 수정뉴턴역학에 기초한 수정중력이론의 예측과 일치한다. 궤도의 크기가 2000AU 이내일 때 쌍성의 궤도운동이 뉴턴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표준중력과 일치했다. 2000AU 이상에서는 표준중력의 예측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5000AU 이상에서는 관측된 상대속력과 중력 가속도의 크기가 뉴턴의 예측치의 1.2배와 1.4~1.5배 정도로 각각 커지게 된다. 순수한 쌍성 샘플이 10배 이상 큰 일반 샘플과 완전히 일치하는 결과를 준다는 것은 표준중력 붕괴의 증거가 견고함을 뜻한다.

이는 중력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강한 중력 영역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서 뉴턴의 만유인력이 수정됐지만, 약한 중력 영역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도 뉴턴역학과 만유인력을 보존한다. 그런데 쌍성의 역학이 약한 가속도에서 이러한 표준중력에 위배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채교수는 "처음으로 쌍성에서 표준중력 붕괴의 직접적 증거가 얻어졌을 때는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면서 "중력의 새로운 성질이 점점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세 번째 방법을 통한 후속 연구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점점 많은 이들이 약한 가속도에서 나타나는 중력 변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번 세기에 폭발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ooyoung445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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