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에 딸, 힘들어 해" 숨진 태안 일가족…車엔 유서만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충남 태안군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9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6분쯤 태안군의 한 주택 옆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에서는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각각 작성한 A5 크기의 유서가 2장이 함께 발견됐다.

A씨와 B씨는 지난 8일 저녁 함께 사는 A씨의 모친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잠이 들자 차로 향한 것으로 추정됐다. 잠에서 깬 A씨의 모친은 이상함을 느끼고 경찰에 직접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딸이 아파해서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어렵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가족과 지인들에게 가족 합동 장으로 부탁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변인 등을 통해 딸 C양이 1형당뇨를 앓았고 이를 치료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씨가 지역 사회 봉사 활동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이 없고 유서가 있어 극단 선택으로 추정 중"이라며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포렌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