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김세정 맞아? '템플' 완벽 변신...연기 물올랐네

장민수 기자 2024. 1. 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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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를 넘어 드라마, 뮤지컬, 연극 배우까지.

처음 도전하는 연극 '템플'을 통해 멀티테이너임을 재입증한 김세정이다.

'템플'은 자폐인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동물학자가 된 템플 그랜딘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그의 우여곡절 많았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단지 무대 위 템플이라는 인물을 넘어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켜 주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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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정, '템플'로 첫 연극...자폐 인물 표현 돋보여
신체연극 형태 구성...참신함과 산만함 사이
이해와 사랑 중요성 전하는 작품
2월 18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가수를 넘어 드라마, 뮤지컬, 연극 배우까지. 처음 도전하는 연극 '템플'을 통해 멀티테이너임을 재입증한 김세정이다. 

'템플'은 자폐인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동물학자가 된 템플 그랜딘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그의 우여곡절 많았던 학창 시절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어린 시절, 그를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다. 템플의 남다른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은 그를 폭력적이고 이상한 아이로 보며 괴롭히기 일쑤. 

그러다 만난 마운틴 컨트리 고등학교의 칼록 선생님. 그는 템플이 그림으로 생각하고 인식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소통하게 된다. 템플 역시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이들을 통해 한 걸음 나아가게 된다.

극은 템플의 속마음도, 그를 바라보는 타인의 속마음도 함께 들려준다.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 이를 통해 이뤄낼 배려와 사랑으로 채워진 삶. 단지 무대 위 템플이라는 인물을 넘어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시켜 주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신체 움직임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인물의 심리, 감정을 전달하는 '신체연극(physical theater)'으로 구성됐다. 8명의 배우는 무대 위 오브제로 변신하고, 템플의 감정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로도 기능한다. 

특히 템플과 엄마 역을 제외한 6인은 멀티 배역으로서 이야기에 참여한다. 수시로 동선을 이동하고 따로 또 같이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움직임이 다소 과다해 산만하게 보이기도 한다. 또한 대체로 유쾌한 톤으로 무대를 채우는데, 일부 장면은 오버스럽고 유치하다. 물론 관객의 개그 코드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가장 돋보이는 건 역시 템플 역 배우의 연기다. 이번 시즌은 김주연, 박희정, 김세정이 캐스팅됐다. 이 중 김세정은 처음 도전한 연극 무대임에도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이기에 디테일하게 표현할 부분이 많다. 김세정은 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 멈춰있지 못하는 손, 걸음걸이와 말투, 발성까지. 이 모든 요소를 확실히 녹여내 체화했다. 

더욱 대단한 건 95분간 라이브로 이뤄지는 무대에서 이를 흔들림 없이 유지한다는 것. 드라마와 뮤지컬로 쌓은 연기력이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선 듯하다.

장애를 가진 인물을 묘사할 때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 김세정의 템플은 사랑스럽고 때론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우스꽝스럽지는 않다. 그 적절한 지점을 찾아냈다는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엄마 역 박선혜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도 돋보인다. 템플을 향한 일방적일 수 있는 사랑과 헌신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작품을 통해 눈물을 흘리게 된다면 그의 영향이 클 것.

한편 '템플'은 오는 2월 18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연극 '템플' 공연 장면,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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