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완충구역내 사격훈련 재개 지침 하달

■ 9·19 무력화후 정상화 방침
적대행위 중지구역 의미 실종
NLL 5㎞ 안에서도 사격훈련
전방 사격훈련장도 다시 개방
육해공 합동훈련도 재개 방침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가 2018년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 무력화에 따라 ‘적대 행위 중지구역’이 6년 만에 사라지면서 사격훈련 재개 지침을 각 군에 내리기로 했다.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의 해군 함포사격 및 해병대 K9 자주포 사격 및 육군의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 및 천무 등 포병사격이 전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군 고위 관계자는 9일 “지난 5일 북한군 4군단의 해안포 사격 등 도발로 적대 행위 중지구역이 사라지게 됐다”며 “앞으로 합참과 육·해·공군 해병대의 사격·훈련의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합참은 사격·훈련 정상화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각 군 차원의 세부 훈련지침을 하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해군은 서해의 경우 덕적도 이북에 설정돼 있던 해상사격 구간에서 항행경보 발령 및 어선·상선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함포사격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다. 육군은 군사분계선(MDL) 5㎞ 밖에서만 가능했던 포병사격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이 5㎞ 안으로 좁혀지면서 제한적으로 유지되던 전방 사격훈련장을 다시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합참 관계자는 “육·해·공군 등 합동훈련의 경우 합참 통제하에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대는 9·19 군사합의 후 육상에서 해오던 내륙지역 순환훈련을 중지하고 해상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동안 해병대는 백령도 6여단과 연평부대가 경기 파주·연천, 경북 포항 훈련장까지 가서 포사격 순환훈련을 했지만 앞으로는 9·19 군사합의 이전처럼 서북5도 해상에서 정상적으로 실시한다. 서북도서에 배치된 K9, K1 전차, 다연장 로켓 천무, 신형 대전차 미사일 현궁, 북 해안포 타격용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내륙 원정 훈련 없이 현장에서 곧바로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성준(대령)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은 9·19 합의를 3600여 회 위반했고 지난 5∼7일 사흘 연속 서해 NLL 인근 해안포·방사포 등 사격을 해 적대 행위 중지구역에 떨어졌다”며 “이는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지킬 의사도 없고 그런 구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