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과의 우정도…베켄바워, 한국 축구계와 깊은 인연
서독 감독으로 '공격수 클린스만'과 함께 월드컵 우승도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8일(현지시간) 별세한 독일의 축구 영웅 '카이저'(황제) 프란츠 베켄바워는 한국 축구와 인연도 깊었다.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베켄바워와 동시대에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를 누볐다.
차 전 감독은 1978년 다름슈타트에서 분데스리가에 데뷔해 프랑크푸르트(1979∼1984), 레버쿠젠(1983∼1989) 등에서 활약했다.
차범근 전 감독이 독일 무대에 입성하기 전, 베켄바워는 이미 바이에른 뮌헨에서 14년 동안 분데스리가, 독일축구협회컵(DFB 포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유러피언 컵위너스컵 등 각종 우승컵을 수집했던 당대 최고의 스타였다.
베켄바워가 미국 뉴욕 코스모스를 거친 뒤 독일 무대로 복귀했던 1980∼1982년, 두 스타는 경기장에서 만났고 분데스리가 최고의 스타로서 인연을 쌓은 뒤 우정을 이어갔다.
차 전 감독의 아들 차두리 국가대표팀 코치가 2010년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셀틱으로 이적할 당시 취업비자 추천서를 베켄바워가 써줬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차범근 전 감독은 2020년 제32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베켄바워의 성품을 치켜올린 뒤 "내가 어릴 때는 베켄바워의 시대였다. 내게 베푼 마음 한 조각 한 조각이 따뜻해 (베켄바워의 생일달인) 9월에 축하 샴페인과 꽃, 카드를 보낸다"고 말했다.
베켄바워는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행정가로서 모두 한국을 방문했다.
1979년에는 뉴욕 코스모스 선수로 방한해 한국 '화랑' 대표팀과 경기를 치렀다.
1988년에는 서울 올림픽이 펼쳐지던 서울을 찾았다. 당시 베켄바워는 서독 A대표팀 감독이었다.
베켄바워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유치위원장과 조직위원장을 맡는 등 행정가로 나선 뒤 더 자주 한국을 방문했다.
1999년 독일 월드컵 유치단장 신분으로 현재 아산재단 이사장인 정몽준 당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찾았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차기 개최되는 독일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2005년 5월에는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으로서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에미레이트항공의 후원 계약 조인식 참석차 한국에 들어와 차범근 전 감독, 정몽준 이사장과 만찬을 했는데, '축구 천재' 박주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베켄바워가 직접 그를 불러 함께 식사하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을 찾아 축하 인사를 전하고 월드컵 준비 현황 등을 소개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3년에는 독일 정부의 '대십자 공로훈장'을 받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고, 당시 유치전에서의 추억을 되살리며 정겹게 대화를 나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정 이사장이 국제축구연맹 부회장으로서 지원한 걸 고맙게 생각해 독일 정부에 훈장 수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축구의 현재를 빛내고 있는 선수들도 간접적으로 베켄바워와 인연이 있다.
베켄바워는 2013년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활약하던 손흥민(토트넘)에 대해 '슈퍼 플레이어'라고 호평했다.
"손흥민은 빠르고 역동적으로 뛴다. 경기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한 베켄바워는 "손흥민은 많은 골을 넣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골을 만들어낸다"고 칭찬했다.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베켄바워와 포지션도 같은, '클럽 직속 후배'다.
베켄바워가 입단하기 전까지 뮌헨은 '명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향 팀인 뮌헨에서 프로에 데뷔한 베켄바워는 14년간 뮌헨 유니폼을 입고 각종 트로피를 쓸어 담으면서 '독일 명문', '독일 최강'이라는 타이틀을 뮌헨에 가져온 주역이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김민재가 '최강'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서 기량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 대표팀을 이끈 베켄바워호의 주축 공격수로서 3골을 넣었고, 월드컵 우승의 기쁨을 함께했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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