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보잉’ 5000m 상공서 떨어진 아이폰…“금하나 없이 멀쩡”
미국에서 동체 구멍으로 인해 비상 착륙한 보잉 737 맥스 여객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이폰이 발견됐다. 약 5000m 상공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아이폰은 금간 곳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
8일(현지시각) AFP 통신, 시애틀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 북서부에 사는 션 베이츠는 전날 엑스(X)에 “길가에서 아이폰을 발견했다. 배터리는 절반 충전돼 있고 아직 비행기 모드가 켜져 있는 상태”라는 글과 함께 아이폰 사진을 게시했다.
공개된 아이폰 화면에는 이메일로 전송된 비행기 수화물 영수증이 떠 있다. 이 영수증은 알래스카 항공 수화물 영수증’으로,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로 가는 비행기 수화물 비용으로 4일 70달러가 결제됐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베이츠는 덤불 위에서 해당 아이폰을 발견했으며, 발견 당시 아이폰은 잠금 설정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아마도 아이폰 주인이 마지막으로 이메일을 확인했던 것 같다”고 했다.
베이츠는 이메일 속 영수증 내용을 토대로 아이폰이 지난 5일 비상 착륙한 알래스카 항공의 1282편 보잉 737 맥스 여객기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여객기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승객과 승무원 등 총 177명을 태우고 이륙한 지 15∼20분 뒤 항공기 벽체의 부품이 떨어져 나가면서 동체에 냉장고 크기만한 구멍이 났고, 1만6000피트(약 5000m) 상공을 날다가 비상 착륙했다. 다행히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었으나 뚫린 구멍으로 승객들의 소지품과 입고 있던 옷이 빨려 들어가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베이츠는 한 인터뷰에서 “‘내 아이폰은 5피트(약 150㎝) 높이에서 떨어져도 깨지는데 이 아이폰은 1만6000피트 상공에서 떨어져도 멀쩡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츠는 지역 경찰을 통해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해당 아이폰을 넘겼다.
NTSB 측 관계자는 “이는 (보잉 737 맥스) 비행기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중 하나”라면서 “알래스카 항공에 이를 인계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해당 비행기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는 총 2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폰을) 살펴본 뒤 (주인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5000m 상공에서 추락한 휴대전화가 어떻게 멀쩡히 작동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2011년 미국 테크 매체 ‘와이어드’가 진행한 ‘아이폰 낙하’ 실험에서도 아이폰4 기종이 비행 중인 항공기 바깥으로 떨어졌으나 파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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