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미사일 일부, 연료 대신 물 채워놔” 부패로 얼룩진 중국군 민낯

이철민 기자 2024. 1. 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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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보당국 “중국군 만연한 부패가 국방부장·지휘부 해임 원인”
”시진핑, 유사 시 주요 군사작전의 효율성 재고할 수준”

미 정보당국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한 핵 미사일을 운용하는 중국 로켓군 미사일 일부는 연료가 아니라 물로 채워져 있고, 지상 배치 장거리 미사일의 지하 격납고(silo) 덮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최근 시진핑 주석이 중국군 수뇌부 지휘관 10여 명에 대해 숙청을 단행한 것도 이러한 중국군 내 만연한 부패와 이로 인한 전쟁 준비 부실이 원인이라고, 미국 정보 당국은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작년 12월29일에만 로켓군 사령관과 전현직 부사령관, 남중국해를 관장하는 해군 사령관(사령원) 등 모두 9명이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지하 격납고에서 발사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DF(둥펑 東風)-5B. 사정거리가 1만3000km로 알려졌다./PLA

예를 들어, 리상푸 국방부장(국방장관)이 지난 10월 말 공식 해임 되기 전에 이미 두 달 정도 공개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도 중국군 내부의 이러한 뇌물ㆍ부패 관행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군 전반과 로켓군 내부의 부패가 워낙 심해서, 시진핑이 가까운 시기에 주요 군사 작전을 시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재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 로켓군은 중국의 핵무기를 관장하는 주요 군으로, 중국군을 신속히 현대화하려는 시진핑의 계획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이다. 중국의 핵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지상 발사 탄도ㆍ크루즈ㆍ극초음속 미사일을 모두 관할한다. 중국 로켓군은 또 타이완 침공 시에, 미국 항모(航母)와 전함들의 근접 지원을 차단하고 타이완 섬을 포위하는 작전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2021년 6,7월 위성 촬영된,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사막에 건설 중인 중국 ICBM의 격납고(silo)들./플래닛 랩스

2021년 7월 미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사막에 100기 이상의 핵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지하격납고를 구축하는 것을 확인했다. 미국이나 러시아로서는 어느 격납고에 미사일이 배치됐는지 알 수 없어, 중국은 핵 보복의 억지력을 갖게 된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이 중국 서부 사막에 설치한 지하 격납고 일대의 덮개들이 불량이어서 유사 시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발사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자료=미 국방부 '중국군 보고서'/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한편, 이 통신은 중국군이 보유한 미사일 중 어떤 것이 연료 대신 물로 채워져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중국의 ICBM은 둥펑(東風)-5 미사일이다. 그러나 액체연료는 폭발 가능성이 높은 인화 물질이고 유독성에 부식력이 강해, 둥펑-5가 액체 연료가 주입된 상태로 장기간 발사 대기 상태에 있을 수는 없다.

미 군사 전문매체 워존(War Zone)은 8일 이와 관련 “둥펑-5에 액체연료를 주입했다가 빼는 군사 훈련이나 검열 과정에서 액체 연료 대신 물이 발견됐을 수도 있다”며 “미사일에 주입할 액체 연료가 담긴 탱크에서 물이 대신 발견되는 시나리오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밖에, 중국 로켓군이 보유한 300여 기의 크루즈 미사일도 제트 연료를 쓴다.

미 정보당국은 이런 문제들로 인해, 2050년까지 “세계적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시진핑의 군 현대화 계획이 차질을 빚고, 로켓군의 핵공격 능력에 대한 신뢰도 저하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시진핑의 군 수뇌부 숙청은 부패 척결 노력과 연관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수많은 고위 지휘관이 해임 교체된 이유에 대해 답변을 피했다.

작년 7월에도 당시 중국 로켓군 사령관인 리위차오 상장과 그의 부관인 장전중 전 로켓군 부사령관, 류광빈 현 부사령관이 모두 부패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고 작년 말에 모두 해임됐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올해 신년 성명에서 “뇌물과 부패에 대한 전투”를 강조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시진핑의 이런 반(反)부패 캠페인이 미 군사력을 따라잡으려는 중국의 노력을 일시적으로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로켓군은 중국 안보의 최후 보루이고 타이완에 대한 위협의 핵인데, 현재 로켓군을 비롯한 중국군 내부의 부패는 단지 ‘썩은 사과’ 몇 개의 소행이 아니라 만연한 현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 리콴유 행정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앞으로도 더 많은 목이 날아갈 것이고, 로켓군에 대한 숙청도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차이나 프로그램 디렉터인 윤선은 “중국이 이 혼란을 정리하고, 로켓군의 능력에 대해 다시 확신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는 당분간 중국이 취약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의 군 부패 청산 캠페인은 시시포스(Sisyphus)처럼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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