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 깎아 먹기, 이제 그만"…한화오션, 파격 결단 내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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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매년 1월 관행적으로 발표해왔던 선박 수주 목표치를 올해부터 내놓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주 목표를 맞추기 급급한 방식의 영업을 하지 않겠다"며 "대우조선해양 시절의 묻지마 저가 수주 관행을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자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매년 1월 초 한 해의 수주 목표치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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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매년 1월 관행적으로 발표해왔던 선박 수주 목표치를 올해부터 내놓지 않기로 결정했다. 연초 내놓은 수주 목표를 무리하게 맞추기 위해 저가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9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연간 수주 목표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내부 참고용으로만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주 목표를 맞추기 급급한 방식의 영업을 하지 않겠다”며 “대우조선해양 시절의 묻지마 저가 수주 관행을 벗어나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하자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은 조선 업계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수익성 향상에 집중하자는 차원에서 한화그룹의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목표 제시는 조선 업계 만의 독특한 기업설명(IR) 방식이다.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매년 1월 초 한 해의 수주 목표치를 발표했다. 상선과 특수선 부문 등 세부 항목별 목표치를 내놓는 식이다. HD한국조선해양 역시 지난 4일 올해 연간 수주 목표치를 135억 달러로 잡았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치 157억4000만 달러보다 14.2% 줄어든 수치다.
한화오션은 이런 연간 목표 발표가 조선사 간 과당 경쟁을 불러 일으킨다고 보고 있다. 불황이든 호황이든 수주 목표치 달성을 위해 ‘제살 깎아 먹기’식 저가 수주가 이어졌단 분석이다.
중국 조선사의 성장으로 수주 목표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지난해 조선 3사 중 수주 목표를 채운 곳은 HD한국조선해양이 유일하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합쳐 총 223억2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당초 목표치 157억4000만 달러를 41.9%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지난해 40억 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목표액 69억8000만 달러의 57.3% 수준이다. 2022년에도 연간 수주 목표 달성률은 28.1%에 불과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에 연간 목표 대비 실제 수주 금액은 87.4%(83억 달러) 밖에 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화오션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수주 전략을 펴면서 수주 공백이 길어질 수도 있다”며 “목표치를 가늠하기 더 어려워진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는 한화오션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발표해 온 수주 목표를 중요한 투자 지표 중 하나로 삼았는데 이를 일방적으로 없앴다는 것이다. 최광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주 산업 특성상 회사가 내다보는 시황과 영업 전략이 투자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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