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시리아 공습 강화…헤즈볼라 최고위 인사도 사망
이스라엘방위군(IDF)이 레바논에서 헤즈볼라 최고위급 인사를 공습으로 숨지게 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 강도를 낮추는 대신 레바논과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온라인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8일 레바논 남부 마즈달 셀름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의 지휘관 위삼 타윌이 숨졌다고 전했다. 레바논 소식통은 이 매체에 그가 타고 있던 차량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도 그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또한, 그가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등과 만났을 때 찍은 촬영 일자를 알 수 없는 생전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 전쟁이 일어난 뒤 숨진 헤즈볼라 지휘관 중 최고위급이다. 헤즈볼라는 가자 전쟁 발발 뒤 이스라엘과 접경한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하마스를 돕기 위해 이스라엘군에 대한 로켓 공격을 하고 있고, 이스라엘도 레바논 남부를 타격하고 있다. 그가 속한 라드완 부대는 레바논 남부 접경 지대에서 이스라엘 북부에 대한 공격을 계획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 대원들이 활동하는 장소를 공습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은 이스라엘 방송 채널 14에 “레바논 남부의 공격은 ‘그렇다’. 우리가 책임을 진다”며 “이것은 전쟁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벌인 일임을 시인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하마스 정치 부문 2인자인 살리흐 아루리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수도 인근에서 사망한 뒤,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터졌다. 한 레바논 보안 소식통은 이 신문에 “이제 상황이 급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교전으로 지금까지 레바논과 시리아에서 헤즈볼라 대원 15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 군 기지를 방문해 이스라엘군 장병들에게 “우리는 남쪽의 친구들(하마스)을 통해 그들(헤즈볼라)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예시를 보여줬다. 곧 북쪽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와의 전쟁이 석달 이상 계속되면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공습 강도를 낮추며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8일 “가자지구 주둔 병력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며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등을 중심으로 하마스 목표물을 표적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줄인 병력을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와 시리아의 이란 지원 세력 공습에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소식통은 8일 로이터 통신에 이스라엘이 최근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단체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이란의 무기 지원과 연계된 사람들과 기반시설, 화물 트럭 등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공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대원을 공격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몇 년 전부터 시리아에서 이란과 연계된 목표물들을 공격해왔지만, 더 큰 보복을 우려해 헤즈볼라 대원은 가능한 한 희생시키지 않으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는데 이 합의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고 했다.
8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국경과 인접한 시리아 베이트 진에서 하마스 간부 하산 하카샤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그는 이스라엘 북부에서 이스라엘에 로켓포를 발사한 책임자”라며 “시리아 영토에서 오는 테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시리아는 자국 영토에서 발생하는 모든 행위에 책임을 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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