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면세점 듀프리, ‘중기’ 위장 들통난 사연

김해국제공항 누리집 갈무리

관세청은 김해국제공항 내 면세점을 운영 중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의 면세점 특허(면세점 운영권)를 취소하고 이 회사 대표이사 등을 관세법 위반(허위신고죄) 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 및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는 글로벌 2위 면세기업인 스위스 듀프리와 국내 기업인 토마스줄리앤컴퍼니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앞서 2014년 3월 김해공장 출국장 면세점 운영권을 최초로 획득했고, 2019년 5년 단위 특허를 재취득해 다음달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듀프리코리아는 듀프리 쪽이 지분 70%를 보유한 글로벌 대기업 산하 법인이지만 2014년 중견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특허를 따냈다. 관세청은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전체 면세점 운영권의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하는 터라 ‘무늬만 중견기업’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지난 2014년 대기업이 최대 출자자인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특례를 적용하지 않도록 관세법 시행령이 개정되자, 듀프리 쪽 지분율을 기존 70%에서 45%로 낮추고 중소기업 자격으로 2019년 김해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다시 취득했다. 그러나 부산세관은 듀프리코리아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9월 자체 수사에 착수해 듀프리가 이면 계약을 통해 면세점 운영 권한과 수익 대부분의 배당 권한을 계속 갖는 등 사실상 지분 70%를 유지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특허 취소 조처로 듀프리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면세점 재고를 정리하고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현재 김해공항 내 면세점은 입국장 1개, 출국장 2개 등 모두 3개로 듀프리코리아는 술·담배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듀프리코리아가 국내에서 운영 중인 면세점은 김해공항뿐이다.

관세청은 조만간 김해공항의 면세점 사업자를 신규 선정할 방침이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