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로 불린 독일의 전설 베켄바워, 영원히 잠들다

강은영 2024. 1.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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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하며 '카이저(황제)'로 불렸던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가 8일(현지시간) 향년 7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현재는 독일 축구 명문으로 불리는 뮌헨은 당시만 해도 눈에 띄는 팀이 아니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성명을 내고 "독일과 세계 축구의 전설인 베켄바워는 역사에 남을 업적과 우승을 이뤄냈지만, 늘 겸손하고 소박한 모습을 유지했다"면서 "카이저는 위대한 사람이자 축구의 친구이며 진정한 전설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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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회장 "카이저는 위대한 사람이자 축구의 친구, 진정한 전설"
독일 축구의 전설로 불리는 프란츠 베켄바워 바이에른 뮌헨 명예회장. 사진은 2006년 4월 당시 월드컵 조직위원장 시절의 모습. AP 연합뉴스

한 시대를 풍미하며 '카이저(황제)'로 불렸던 독일 축구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가 8일(현지시간) 향년 7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축구 그라운드에서 '리베로'의 창시자로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바꾼 인물이다.

고인은 축구계에서 선수와 지도자, 그리고 행정가로서 명성을 떨쳤다. 1945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 바이에른 뮌헨 유스팀에 입단했고, 1964년 프로무대에 데뷔하며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현재는 독일 축구 명문으로 불리는 뮌헨은 당시만 해도 눈에 띄는 팀이 아니었다. 고인은 뮌헨에서 주장을 맡아 분데스리가 4회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3연패를 이끌었다. 그가 뮌헨의 주장을 맡았던 이때가 뮌헨의 첫 번째 전성기로 꼽힌다.

고인은 리베로의 창시자로서 수비수의 역할에 변화를 줬다. 상대 공격수의 공을 걷어내는 것뿐 아니라 공을 가로채 상대 진영을 돌진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치 미드필더와 공격수를 합쳐놓은 듯 공격에 활력을 주었고, 수비를 할 때는 최후방에서 '스위퍼' 역할도 했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이 현역 시절 '한국의 베켄바워'라 불린 이유다.

독일 축구대표팀 선수로도 명예를 얻었다. 그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준우승, 유로 1972 우승, 1974년 서독 월드컵 우승에 공헌하며 독일 축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소속팀과 대표팀의 주장을 맡으며 에이스로서 절대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그에게 '카이저'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도자로서도 대성했다. 고인은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서독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한 이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월드컵 우승을 이루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후에는 축구 행정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특히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아 조국의 월드컵 유치에 앞장섰다. 클린스만 감독은 또 다시 고인과 인연을 맺었는데, 당시 독일대표팀 감독을 맡아 월드컵 3위 성적을 내기도 했다. 고인은 독일축구연맹 부회장, 뮌헨 회장 및 명예회장 등도 역임했다.

다만 말년에는 부침도 있었다. 2006 독일 월드컵 유치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으로 독일축구협회(DFB)의 조사를 받았고,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는 등 수모를 당했다. 고인은 부패 혐의로 스위스 법원에서 재판받았으나 2020년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면했다.

전 세계 축구계는 고인을 추모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성명을 내고 "독일과 세계 축구의 전설인 베켄바워는 역사에 남을 업적과 우승을 이뤄냈지만, 늘 겸손하고 소박한 모습을 유지했다"면서 "카이저는 위대한 사람이자 축구의 친구이며 진정한 전설이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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