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봐야할 서류 너무 많아, 재판 미루자”…관심 쏠렸던 제주도지사 1심 연기

오영훈 제주도지사 선거법 위반
재판부 “기록 검토 필요” 설명
방대한 의견·변론 요지서 때문
당초 10일에서 22일로 미뤄져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제주지사가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이 끝난 뒤 법원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10일 예정된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의 1심 선고가 연기됐다. 오 지사와 검찰 모두 방대한 양의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재판부가 직권으로 선고기일을 변경한 것이다.

9일 제주지방법원에 따르면 오는 10일 오후 2시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에서 예정된 오 지사, 정모 제주도 중앙협력본부장, 김모 대외협력특보, 도내 비영리법인 대표 A씨, 경영컨설팅업체 대표 B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22일 오후 2시로 연기됐다.

연기 사유는 재판부의 ‘기록 검토’ 때문이다. 지난해 말 변호인 측은 120쪽 상당의 변론 요지서, 검찰 측은 11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22일 검찰은 오 지사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또는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로 되고 그 직을 잃는다.

아울러 검찰은 정 본부장과 김 특보에 대해선 각각 징역 10월, A씨에 대해선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고, 피고인 중 유일하게 공소사실을 인정한 B씨에겐 벌금 700만원에 추징금 548만여원을 구형했다.

이들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오 지사 측은 A·B씨와 공모해 공식선거운동 기간 전인 지난 2022년 5월 16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공약 홍보를 위한 협약식을 개최하고 언론에 보도되게 하는 방법으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지난 2022년 4월 당내 경선에 대비한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도내 각종 단체들의 지지 선언을 기획하는 등 불법 경선운동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오 지사 측은 협약식 개최 과정에 관여한 적이 없고 상대 후보보다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해야 할 이유도 없다며 검찰이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지지 선언 기획 혐의에 대해선 “지지 선언 단체의 요구로 초안만 수정·보완했을 뿐 기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