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 채규현 교수 “약한 가속도에서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 붕괴 새 증거 발표”

연소연 2024. 1. 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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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현 세종대 교수
순수한 쌍성의 역학에서 나타난 가속도 변칙(왼쪽)과 속도 변칙. 중력 가속도가 제곱 초당 0.1 나노미터 이하에서 가속도가 뉴턴 예측치의 1.4~1.5배 정도로 커지며, 궤도 크기가 5,000AU 이상에서 속도가 1.2배 정도로 커진다.

채규현 세종대학교(총장 배덕효) 물리천문학과 교수가 장주기 쌍성의 궤도운동의 새로운 분석을 통해 뉴턴-아인슈타인 표준중력이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한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천문학회에서 발간하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2024년 1월 8일 월요일 온라인으로 공개됐다(논문 제목: Robust Evidence for the Breakdown of Standard Gravity at Low Acceleration from Statistically Pure Binaries Free of Hidden Companions).

이번 연구를 위해서 채 교수는 장주기 쌍성에 대한 유럽항공우주국의 가이아(Gaia) 우주망원경의 최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쌍성에 대한 현존하는 최대 규모의 초정밀 데이터를 제공한다. 2023년에 650광년 이내의 거리에 있는 26,500여 개의 장주기 쌍성 분석을 통해서 표준중력 붕괴의 결정적 증거를 이미 출판한바 있는 채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독립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관측 안 된 추가 별을 내포할 가능성이 있는 쌍성계를 모두 제거함으로써 순수한 쌍성계만을 얻어 분석했다. 이는 추가별의 영향을 계산하는 데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오류를 원천 차단한 결과를 얻어서 기존의 결과와 비교하기 위함이다. 순수한 쌍성 샘플은 2,463개로서 본 샘플의 10퍼센트 이내 크기지만, 독립적인 결과를 줄 것으로 기대됐다.

순수한 쌍성을 통해서 중력의 속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채 교수는 두 개의 독립적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첫 번째 알고리즘은 2023년 논문에서 개발된 것으로서 쌍성이 경험하는 가속도를 두 별 사이의 뉴턴 중력 가속도에 따라 계산하고, 이를 뉴턴역학의 예측과 비교했다. 따라서, 뉴턴 중력 가속도가 약해질 때 중력의 성질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밝힐 수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해 적용한 두 번째 알고리즘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것으로서 순수한 쌍성 샘플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이 알고리즘에서는 하늘(천구)로 투영돼 관측되는 두 별 사이의 상대속도의 분포를 관측된 두 별 사이의 거리에 따라 얻은 후 이를 몬테카를로 방법을 사용해 뉴턴역학이 예측하는 분포와 비교함으로써 중력의 성질을 밝힐 수 있다.

두 알고리즘에 의한 결과는 잘 일치하며 2023년에 일반 샘플에 대해서 얻어진 결과와도 잘 일치한다(그림 1). 즉, 뉴턴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표준중력은 약한 가속도에서 붕괴하며 이스라엘의 모르더하이 밀그롬(Mordehai Milgrom) 교수가 제안한 수정뉴턴역학(modified Newtonian dynamics)에 기초한 수정중력(modified gravity)이론의 예측과 일치한다. 즉, 궤도의 크기가 2,000AU(astronomical unit: 천문단위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 이내일 때는 쌍성의 궤도운동이 표준중력의 예측과 잘 일치하나, 2,000AU 이상에서는 표준중력의 예측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5,000AU 이상에서는 관측된 상대속력과 중력 가속도의 크기가 뉴턴의 예측치의 1.2배와 1.4 ~ 1.5배 정도로 각각 커지게 된다.

매우 엄밀하게 선택된 순수한 쌍성 샘플이 10배 이상 큰 일반 샘플과 완전히 일치하는 결과를 준다는 것은 표준중력 붕괴의 증거가 견고함을 뜻한다. 공교롭게도 멕시코 UNAM대학 하비어 에르난데스(Xavier Hernandez)교수 그룹도 완전히 독립적으로 쌍성을 선별하고 분석해 채 교수 연구 결과와 완전히 일치하는 결과를 거의 동일한 시기에 얻어 현재 출판 과정에 있다.

이러한 일관된 연구 결과는 중력이 자신의 속성을 드러낸 것임을 의미한다. 이것은 놀라운 결과이고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강한 중력 영역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의해서 뉴턴의 만유인력이 수정됐지만 일반상대성이론 조차도 약한 중력 영역에서는 뉴턴역학과 만유인력을 보존한다. 그런데 쌍성의 역학이 약한 가속도에서 이러한 표준중력에 위배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중력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우주의 천체들과 우주 자체는 중력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천체물리와 우주론에서 중대한 변화가 도래할 것이다. 또한, 표준중력에 의해서 이론적으로 요구되는 암흑물질 더 나아가서 암흑에너지에 대한 재해석이 불가피하게 됐다.

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의 의의 및 향후 전망에 대해 "2023년에 처음으로 쌍성에서 표준중력 붕괴의 직접적 증거가 얻어졌을 때는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이번에 독립적인 연구를 통해서 동일한 결과를 얻으니 이제 중력의 새로운 성질이 점점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조만간 세 번째 방법을 통한 후속 연구 결과도 공개할 예정인데 우주와 자연법칙의 오묘함이 정말 놀랍고 앞으로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점점 많은 이들이 약한 가속도에서 나타나는 중력 변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번 세기에 폭발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소연기자 dtys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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