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PD는 왜 '아이돌'에 빠졌나
'나나투어'가 나영석의 '도전'인 까닭

주로 기성세대, 또 배우와 협업했던 나영석 PD가 새로운 활로를 찾았다. 바로 아이돌 섭외다. 나영석 PD는 '지구오락실'로 MZ세대와 소통한 경험을 쌓으며 자가복제의 굴레를 빠르게 벗어났다. 이제 나영석 PD의 다음 무기는 세븐틴이다.
지난 5일 tvN '나나투어 with 세븐틴'(이하 '나나투어')이 첫 방송됐다. 가이드로 재취업한 여행 예능 20년 차 나영석 PD와 이탈리아의 여름으로 떠난 데뷔 9년 차 세븐틴의 찐한 우정 여행기를 담은 프로그램인 만큼 국내외 큰 관심이 모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으로는 1.5%, 최고 1.9%를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쥐었다.
'나나투어'는 '꽃청춘' 시리즈로 여행 예능의 판도를 바꾼 나영석 PD의 차기작이다. 나 PD의 아이돌 사랑은 '지구오락실'로부터 시작됐다. 이영지 안유진 등 이른바 MZ세대와 호흡했던 것이 나 PD의 제작 인생에서 좋은 전환점이 됐다.
대표작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에서 나 PD는 주로 기성세대와 케미스트리를 선보였고 익숙한 재미를 뽑아냈다. 비록 젊은 패기와 에너지가 없을지언정 안정적인 흐름이 보장됐고 시청자들도 편안하게 보는 예능이 됐다. 그렇게 나 PD의 자가복제는 꾸준히 성공을 거뒀는데 돌연 나 PD가 자신의 프로그램이 편하고 익숙한 출연진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고 '지구오락실'을 론칭했다는 비하인드는 익히 알려진 후문이다.
스타 PD가 자신이 매몰됐음을 깨닫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반성 없이 자가복제의 매너리즘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가 연출한 또 다른 예능인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의 경우 출연진의 케미스트리에만 집중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케미스트리에서 나오는 진정성이 '콩콩팥팥'의 무기였고 웃음 포인트였는데 '나나투어'에서도 이러한 진정성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나 PD은 지금에서야 아이돌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과거의 신비주의를 고집했던 아이돌들에 비해서 지금의 아이돌들은 친근하면서도 편안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마음을 돌려놓았다. 프로그램에서 주로 게임을 진행하는 나 PD의 특성상 아이돌들이 갖고 있는 긍정적이고 유쾌한 바이브가 적절하게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출장 십오야-세븐틴 편'에서 나 PD와 세븐틴의 유쾌한 시너지가 살짝 공개되기도 했다. '나나투어' 제작발표회에서 나 PD는 예능과 아이돌의 조합을 두고 "예능을 통해 K-POP 가수들을 대중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세븐틴을 알던 분들은 더 사랑하게 되고, 잘 모르던 분은 이런 멋진 아이돌이 있단 걸 알게 되시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나 PD가 그간 수많은 스타들을 만나고 관찰 예능으로 조명했던 만큼 세븐틴의 성실함, 인성, 대중과 호흡하는 방식 등이 그의 마음을 매료시켰을 것이다. 공개된 1회에서 세븐틴은 잠자는 멤버들을 깨우러 가며 다양한 콘텐츠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카메라를 챙기며 분량 욕심을 내곤 했다. 이는 세븐틴이 다수의 방송으로 다져진 예능감을 톡톡히 드러낸 대목으로 연출자의 시각에서는 최고의 출연자다.
다만 나 PD가 아이돌 인기에 의지해 우수한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나나투어'는 단순히 팬덤에서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예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세븐틴에 대한 사전지식이 부족한 대중까지도 보게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나 PD가 직면한 이 과제는 그가 긴 시간동안 축적한 노하우로 충분히 풀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회에서부터 대중과 팬들의 시각 차이를 최대한 축소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의도적으로 멤버 하나하나씩 조명하면서 캐릭터를 부여했다. 또 이전의 나 PD의 예능들처럼 출연자의 매력을 확실하게 부각, 보는 이들이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매끄럽게 연출로 다듬는다.
세븐틴은 적지 않은 인원의 그룹이지만 모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 나 PD가 원하는 예능적 그림 안에서 자유롭게 뛰놀고 있다. 이에 나 PD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세븐틴의 진면목을 어떤 식으로 이끌어낼지,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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