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구조 변화 과정 ‘찰칵’… 뇌 질환 극복 단서 찾는다

KAIST·IBS·존스홉킨스대 공동 연구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기초과학연구원(IBS),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공동으로 개발한 '시냅샷' 기술로 본 시냅스 구조 변화 과정. 살아있는 포유류에서는 처음으로 시냅스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한국과학기술원

국내 연구진이 살아있는 생쥐의 시냅스 구조 변화를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신경 활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냅스의 구조 변화 과정을 연구해 뇌질환 극복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허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기초과학연구원(IBS),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공동으로 시냅스의 구조 변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시냅샷’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시냅스는 신경세포가 연결된 부위를 말한다. 신경세포는 시냅스를 통해 신경전달 물질을 내보내거나 받아들여 신경 신호를 전달한다. 인간의 뇌에 있는 860억개의 신경세포가 이루는 시냅스는 600조개에 달할 정도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시냅스는 뇌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거나 나이가 들면서 시냅스가 감소하는 것은 이미 알려졌다. 뇌질환 극복을 위한 시냅스 연구가 최근 주목받고 있으나 어떤 과정을 거쳐 시냅스 구조가 바뀌고 퇴화하는지는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형광 단백질을 이용해 시냅스의 연결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마치 사진을 찍듯 특정 시점을 포착한다는 의미로 ‘스냅샷’과 시냅스를 조합해 ‘시냅샷(SynapShot)’이라고 이름 붙인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냅스가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초록색과 빨간색 형광을 내는 단백질을 이용해 서로 다른 신경세포가 연결된 시냅스를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빛을 이용해 분자 기능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도 적용해 신경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면서 나타나는 시냅스의 변화를 확인했다.

살아있는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시냅스의 변화 과정도 포착했다. 생쥐에게 시냅샷을 적용한 후 시각 변화, 운동, 마취 같은 다양한 상황에 노출했다. 그 결과 시냅스가 빠르게 반응하며 역동적인 구조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아있는 포유류의 시냅스 변화를 관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교수는 “시냅샷 기술로 과거에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시냅스의 빠르고 역동적인 형성과 변화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뇌과학 연구분야의 연구방법론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뇌 과학의 미래를 밝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소드’에 지난 8월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Method, DOI: https://doi.org/10.1038/s41592-023-0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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