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보다는 자신감” 왕조 바라보는 염경엽 감독의 두 가지 목표

안형준 2024. 1. 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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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염경엽 감독이 다시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한'을 풀었다. 지도자로 성공했지만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고 야구장에서 쓰러지기까지 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던 염 감독은 '우승 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팀의 29년만 우승을 이끌며 자신도 꿈에 그리던 '우승 감독'이 됐다.

LG의 신년 인사회에 나선 염경엽 감독은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그 행복은 이제 끝난 것 같다. 또 새로운 시작이다"고 입을 열었다.

우승 후 LG는 '왕조'를 만들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30년 가까이 품었던 한을 푼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계속 우승 행진을 이어가겠다는 것. 하지만 최근 KBO리그는 한국시리즈 연속 우승이 몇 년 째 나오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2연패에 성공한 팀은 2015-2016시즌 우승한 두산이었다.

강팀의 면모를 이어가는 경우는 많으나 몇 년 간 정상을 지키는 '왕조'는 그만큼 어렵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부담감이 독이 되기도 한다. 염경엽 감독은 "부담감이 있겠지만 부담감을 자신감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제는 그럴 때도 됐다. 그럴만한 경험들을 했고 전체적으로 작년보다는 더 단단해진 상태로 시즌을 시작할 것이다. 물론 고우석이 빠졌지만 선발, 불펜, 센터라인 등 모두 단단해졌다"며 "강팀이 갖춰야 할 조건 중에 마무리가 확실하지 않은 것을 빼면 70% 이상은 충분히 갖추고 시작할 수 있다. 어느 팀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부임한 염 감독은 LG 마운드를 '화수분'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을 시작하며 다소 무리한 자신감처럼 보이는 '두 개의 필승조'를 천명한 염경엽 감독은 실제로 1군 불펜진 전원을 필승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탄탄한 불펜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핵심으로 여겨진 선수들이 부진이나 부상을 겪어도 LG 불펜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염 감독은 '성공 체험'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성공의 경험이 선수를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 지난해 경험이 부족한 불펜투수들에게 '성공 체험'을 주는 방식으로 강한 불펜진을 구축한 염 감독은 스스로도 마운드 육성 전략에 대한 '성공 체험'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도 성공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염경엽 감독은 2024시즌의 키워드로 '발전'을 꼽았다. 베테랑도 성장의 여지는 남았다는 것이 염 감독의 지론. 염 감독은 "육성도 중요하지만 기존 선수들의 발전이 있어야 육성도 이뤄진다. 오지환, 김현수, 박동원, 박해민, 임찬규, 함덕주 등의 선수들이 더 발전함으로써 야구에 대한 생각, 문화, 훈련 방법 등이 후배들에게 이어진다. 그러면 육성도 자연스럽게 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오지환이 3할, 20홈런에 도전하도록 할 것이고 김현수가 3할 2푼과 100타점을, 박동원이 2할 8푼와 30홈런을 목표로 도전하도록 만들 것이다. 최근 3할을 못 친 박해민도 3할을 치도록 하는 것이 코칭스태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30대 베테랑 선수들이 피나는 노력 끝에 성적을 얻어내는 것을 보면 젊은 선수들도 자연히 그 뒤를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강력한 전력을 더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한 염 감독은 올해 정규시즌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정규시즌 1위와 최다승 기록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 마지막에 욕심을 냈다면 최다승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겠지만 한국시리즈에 필요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우선 미뤄뒀다. 올해 하고 싶어서 미뤄뒀다. 한 해에 다 하는 것은 그렇게 좋지 않다"고 웃었다. 지난해 LG는 86승을 거뒀다. 2022년 기록한 구단 최다승(87승) 기록에 1승이 모자랐다.

지난해 '아껴둔' 최다승 기록을 올해 세우겠다는 것. 염 감독은 "올해는 최다승과 1위를 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두 번째 목표는 2년 연속 통합 우승이다"고 힘줘 말했다.(사진=염경엽/뉴스엔DB)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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