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사용된 페인트 아직도 치명적 독성…생태계 위협

조영석 기자 2024. 1. 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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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지구‧환경공학부 김태영 교수 연구팀이 페인트에 분산제로 첨가되는 성분이 수십 년 후에도 토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번식을 억제하는 생식독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김태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외벽 페인트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토양 독성을 나타낸다는 증거"라며 "시간이 지나 페인트 가루가 잘게 부서지면 페인트 표면적 증가로 독성 첨가제가 더 많이 유출되어 지금보다 훨씬 큰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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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ST 김태영 교수팀, 동독 지역 페인트 조각에서 생식독성 토양 잔류 확인
김태영 교수(오른쪽)와 송우영 박사후연구원(지스트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지구‧환경공학부 김태영 교수 연구팀이 페인트에 분산제로 첨가되는 성분이 수십 년 후에도 토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번식을 억제하는 생식독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유럽 화학물질청(European Chemicals Agency) 조사에 따르면 페인트는 토양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 중에서 타이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건물 외벽이 노후해 발생하는 페인트 가루가 토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1950년대의 외벽 페인트가 남아 있는 옛 동독 지역 폐가 주변의 페인트 조각을 표본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땅에 떨어진 페인트 조각을 모아 잘게 부순 후 크기에 따라 5개 그룹(500~1000, 250~500, 100~250, 50~100, 20~50 μm)으로 분류, 독성 잔류여부를 확인했다.

실험 결과 페인트 가루는 예쁜꼬마선충의 번식을 억제하는 생식독성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독성의 세기는 페인트 가루의 색깔과 크기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였다.

예쁜꼬마선충은 토양에 널리 서식하며 농작물에 영양을 공급하고 토양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1 mm 가량의 작은 생물이다.

오래된 건물 외벽 페인트 가루의 토양 독성 잔류 이미지(지스트 제공)/뉴스1

연구팀은 페인트 가루가 토양에 1%(무게비) 섞여 있을 때 예쁜꼬마선충의 자손 수가 최대 약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독성의 차이를 나타내는 핵심 원인 물질이 페인트에 분산제로 첨가되는 알킬아민(Alkyl amines)이라는 것을 질량분석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토양에 알킬아민이 25 ppm(무게비) 정도일 경우 예쁜꼬마선충의 번식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김태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외벽 페인트가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토양 독성을 나타낸다는 증거"라며 "시간이 지나 페인트 가루가 잘게 부서지면 페인트 표면적 증가로 독성 첨가제가 더 많이 유출되어 지금보다 훨씬 큰 환경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러한 페인트의 특성을 고려하여 "페인트 첨가제에 대한 규제 정책을 보완하고, 첨가제를 보다 안전한 물질로 대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IST 지구·환경공학부 김태영 교수와 송우영 박사후연구원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베를린 자유대학교의 김신웅 박사후연구원과 Matthias C. Rillig 교수, 브라질 상카를루스 연방대학교의 Walter R. Waldman 교수가 국제 공동 연구자로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환경화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2023년 12월 21일 온라인 게재됐다.

kanjo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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