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빅3' 2024년 지각변동…경영 체제 개편 예고 [IT돋보기]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게임업계 '빅3'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새해를 맞아 경영 개편을 예고했다. 급변하는 시장 흐름과 겹겹이 이어지는 악재를 뚫고 성장을 이어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개발·사업 분야의 신규 치프(Chief) 체제를 도입하고 이성구 부사장, 백승욱 상무, 최문영 전무 3인을 최고사업책임자(CBO)로 올리는 경영진 개편을 지난 8일 단행했다.
또한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기존에 맡았던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 직을 사임하고 해외 법인 관리를 맡기로 했다. 김택진 대표의 아내와 동생이 국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실무진이 승진해 의사 결정을 내리는 구조로 개편된 것이다. 윤송이 사장은 엔씨웨스트 홀딩스 대표, 김택헌 수석 부사장은 엔씨재팬과 엔씨타이완 대표로 글로벌 전략 수립과 확장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아울러 엔씨소프트는 법조계 출신 전문경영인인 박병무 VIG 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로 영입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선임을 앞둔 박 신임 대표는 향후 김택진 대표와 더불어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설립 이후 줄곧 김택진 단일 대표 체제로 운영돼 온 엔씨소프트가 지각 변동을 앞둔 셈이다.
엔씨소프트의 이러한 강도 높은 개편은 최근 이어진 실적 부진과 범람하는 '리니지 라이크'로 인한 경쟁력 하락 등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리니지에 주로 의존해 오던 개발 및 사업을 탈피하고 다양한 장르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설지 주목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엔씨 구성원이 원 팀(One-Team)으로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넥슨 역시 일본법인과 넥슨코리아의 수장이 나란히 바뀌는 등 적잖은 변화가 예고돼 있다. 그동안 넥슨코리아를 이끌었던 이정헌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의 대표로 내정됐으며 넥슨코리아의 빈자리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승진해 채울 예정이다. 이들 경영진은 오는 3월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지난해 '데이브 더 다이버'와 '더 파이널스' 등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매출원 다각화와 글로벌 공략 측면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넥슨은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을 크게 따돌리며 '초격차'를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주력 온라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인 116억원(잠정)을 부과받으며 이용자 신뢰도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를 회복하는 것이 신임 경영진의 당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알린 행위를 문제 삼은 바 있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2015년 넷마블에 합류한 김병규 부사장은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넷마블컴퍼니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이다.
김병규 각자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정식 선임되며 향후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넷마블을 이끌게 된다. 도기욱 전 대표는 각자 대표직을 내려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에 집중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이 유력시되는 등 오랜 적자의 늪을 헤쳐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대표이사 교체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넷마블은 "법무뿐만 아니라 해외 계열사 관리와 전략 기획 등에도 전문성을 가진 40대 김병규 신임 각자 대표 내정자가 넷마블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방준혁 넷마블·코웨이 의장도 올해 시무식에서 "반드시 올해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전환점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저 뿐만 아니라 리더들 모두가 긍정적, 능동적 자세로 임해 넷마블 본연의 가치를 다시금 찾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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