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김진주로 살아가겠다"...'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이야기

YTN 2024. 1. 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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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전화연결 : 김진주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 성함을 저는 처음으로 불러 봅니다. 김진주 씨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저희가 신원 보호를 위해 전화로 인터뷰 진행하는 점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김진주 씨, 나와 계시죠?

[김진주]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저희 지난해 6월에 인터뷰했었습니다. 항소심에서 가해자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을 때 저는 진주 씨를 이름 대신에 피해자님 이렇게 불렀었고요. 오랜만에 목소리를 듣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김진주]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많은 분들이 피해자와 관련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바쁘게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앞서 제가 김진주라는 이름으로 소개를 해 드렸는데 필명입니다. 어떤 의미로 지은 이름일까요?

[김진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초반에는 부상이 너무 크다 보니까 머리 부상으로 오른쪽 다리에 마비가 왔었어요. 그랬는데 의사 선생님도 장애를 얻을 거라고 했는데 갑자기 다리가 마비가 풀리게 됐어요. 그래서 그게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그 탄생석인 진주를 따서 김진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기적이 일어났던 거죠. 그래서 SNS에서 기적이라는 작가 필명으로도 활동하기도 하셨었죠. 오랜 시간 아프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단단해지고 진주 씨 아름다워지고 있습니다. 진주라는 이름처럼. 진주 씨가 필명으로 쓴 책도 세상에 곧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 걸까요?

[김진주]

뉴스에는 사건의 개요를 알 수 있다면 이 책에서는 범죄 피해자들이 진짜로 겪는 현실에 대해서 조금 낱낱이 적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가해가 가해자에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수사체계나 사법체계에서 피해자들은 수많은 2차 가해를 받고 있거든요. 그런 2차 가해에 대해서도 많이 적어놨고. 그리고 피해자의 권리가 가해자의 권리보다 많이 무게가 실리지 못하다 보니까 이거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되는가. 왜 제가 민간인이고 일반인인 범죄피해자에 대한 제도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공감대를 얻으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빨리 적어보려고 했었습니다.

[앵커]

피해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 사건을 다시 처음부터 들여다보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신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언제쯤 나올 예정인가요?

[김진주]

1월 안에 나올 것 같습니다.

[앵커]

집필하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소요됐습니까?

[김진주]

생각보다 많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적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하고 싶으신 말씀 충분히 담으셨어요? 저도 출간하면 사보려 합니다.

[김진주]

감사합니다.

[앵커]

지난해 8월이었습니다. 다른 범죄피해자들과 함께 범죄 피해자 연대를 결성해서 다른 범죄피해자들도 직접 만나기도 하고 얘기도 듣고 재판 관련해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겁니까?

[김진주]

저는 범죄피해자에게 관심이 많이 없으실 줄 알았는데 피해를 겪지 않으신 분들도 굉장히 많이 연락이 와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고 범죄피해자분들도 처음에는...

[앵커]

잠시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하신 부분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실까요?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고 계시다고?

[김진주]

그래서 범죄피해자분들도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연락이 오셔서 자기가 이런 피해를 겪고 있다, 이렇게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요. 그리고 재판 방청도 가기도 하고 사건마다 필요한 부분을 제가 조금 대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진주 씨 SNS 팔로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관심을 가지고 피해자들과 함께 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진주 씨가 직접 만난 피해자분들이 몇 분 정도나 됩니까?

[김진주]

세보지는 않았지만 제가 그냥 한 피해자만 만난 게 아니라 그 피해자의 가족들까지도 만나기 때문에 사실 50~10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게 많은 분들이 또 함께 얼굴을 맞대고 또 피해를 복구할 방법을 찾아가고 계시는군요. 고통받는 피해자분들이세요. 연대하게 되기까지 국가에서 제대로 지원을 받지 못했던 이유도 큰 몫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세요?

[김진주]

범죄피해를 지원받을 때 너무 협소해요. 지금은 모든 걸 오프라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주택청약이나 실업급여는 다 온라인으로 신청을 하는데 범죄피해와 관련된 이런 부분들이 다 오프라인으로 지금 신청하고 있고요. 그리고 지금 임의지원제도가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에서도 피해를 겪는 분들이 계세요. 센터에서도 뭔가 전문적인 센터라고 얘기를 하지만 2년 정도 지나시면 보통은 회복이 되시던데. 이런 식으로 피해자에게 회복을 강요한다든가, 이런 지금의 제도 자체도 잘 진행되고 있는지 조금 우려가 되는 바고. 이런 사전절차나 이런 것들이 지금 많은 범죄피해에 대해서 예방을 할 수 있는 대응책들이 많이 없다 보니까 일반인분들이 피해를 겪고 나서 어떻게 초기 대응을 해야 되는지가 가장 서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일입니다. 수사기관이나 지원기관에서 피해회복을 강요한다는 게.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2차 고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진주 씨도 피해자이시잖아요. 피해자가 피해자를 돕기까지 어떤 고통, 어떤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사건을 공론화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그동안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을까요?

[김진주]

범죄피해자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얘기한다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요. 그럼에도 사법체계가 잘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걸 어쩔 수 없이 언론에 호소하는 건데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얘기하신 게 집착하지 마라. 이제 네 인생을 살아라. 왜 이렇게 사건에 몰두하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사실 저는 이미 인생의 한 부분이었거든요.

[앵커]

집착하지 마라. 새 인생을 살아라라는 말을 들으셨지만 사실은 그 피해를 받은 부분도 진주 씨 인생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계시는 거예요. 집착하지 말아라 이런 말 들으셨을 때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날이 되지는 않으셨어요?

[김진주]

굉장히 아팠고 사실 많은 분들이 범죄피해자에 대해서 대응하는 방법을 잘 모르시거든요. 지인조차도 범죄피해자인 분들이 많지 않다 보니까 그분들도 서툴어서 했다고 생각은 들어요.

[앵커]

그 서툰 부분을 저희가 이런 아픔을 통해서 하나하나씩 배우고 있다는 게 현실이 참 잔인하기는 합니다. 본인이 겪은 피해,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자들과 지금 연대하고 계신데 집착하지 마라, 세상 살아라라는 말을 들으면서까지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 겁니까?

[김진주]

저는 공론화한 게 제가 뭔가를 얻고자 한 게 아니었거든요. 결국 지인들, 제 가족들, 이런 사람들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해서 한 거고. 그 일이 잘 실현되고 있는 것 같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응원한 덕분에 범죄피해자가 아닌 분들까지도 이걸 공감해 주고 격려해 주는 사회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제가 기억하기로 진주 씨께서 피해 당사자인데도 증거자료 열람 같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것도 제가 기억이 나요. 법무부에 요구했던 사항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은 잘 받아들여졌습니까?

어느 정도로 진척이 됐습니까?

[김진주]

일단 입법안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고요. 원래는 스마트워치가 있기는 한데 가해자에게 어떤 위험을 당했을 때만 누를 수 있어서 예방조치가 되지 않았는데 그거에 대해서 문제점을 꼬집었더니 양방향 알림 스마트워치가 지금 도입 예정이고요. 그리고 피해자가 재판을 무조건적으로 열람을 할 수 있고 그리고 만약에 어떤 것을 열람할 수 없을 때는 왜 거부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바뀌기로 했고요. 그리고 범죄피해자가 원래는 모든 범죄에서 국선변호사를 선임받기는 어려웠는데 지금은 특정 강력범죄는 무조건 국선변호사가 선임되도록 바뀐다고 해요. 그리고 원스톱지원센터나 신상공개 기준 등 조금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앵커]

이런 노력이 있으시기에 진주 씨의 지인, 진주 씨의 가족, 그리고 지인인 저도... 저도 지인이라고 칭할게요.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안전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진주 씨가 이런 말씀을 해 주셨어요. 피해자가 더 이상 언론을 찾지 않게 해달라,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최근에는 돌려차기 사건과 관련해서 수사기관의 조사 매뉴얼 개정을 요구하는 소송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건 어떤 취지일까요?

[김진주]

이 부분은 결국 수사체계나 사법체계에서 의문점을 남기지 않았으면 피해자가 직접 이런 의문을 품을 이유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수사단계에서 소외됐지만 이게 범죄동기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을 때는 모든 걸 조사를 한 뒤에 수사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와 관련해서 국가 대상 소송 준비를 하고 있고 그래서 이런 동기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범죄들은 모든 증거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매뉴얼을 만들 수 있도록 소송을 제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부분도 함께 힘을 보태서 응원을 드리겠습니다. 이 얘기를 또 안 할 수가 없는데 꺼내야만 하겠습니다.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가해자 말이에요. 최근에 또다시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아직까지도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어 보여요.

[김진주]

네. 일단 전 여자친구에 대해서 보복 협박을 한 것도 그렇고 저와 관련해서도 구치소 제소자들의 계속 제보가 오다 보니까 지금 피해자분의 주소를 알고 있다, 나가서 보복을 하겠다,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이런 얘기를 계속 들었었고 그래서 관련된 재판이 또 1월 중순에 있습니다.

[앵커]

관련 재판이라는 게 가해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민사소송 말씀하시는 건가요?

[김진주]

그것도 있고요. 전 여자친구 협박죄와 제 보복 협박죄, 그리고 강요죄, 모욕죄 이 모든 것들이 병합돼서 재판이 있을 예정입니다.

[앵커]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남아 있는 상태인 거죠?

[김진주]

그렇죠.

[앵커]

잘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 왔는데 책이 나오고 난 뒤 2024년 김진주 씨의 한 해는 어떤 해가 될까요?

[김진주]

계속 큰 목표로는 범죄피해자가 숨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게 가장 큰데요. 이번 연도는 범죄피해자가 어떻게 대응하고 어떻게 다시 인생을 설계해나가야 될지에 대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그래서 대한민국이 좀 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플랫폼을 만드는 게 제 단기 목표고요. 많은 피해자분들이 정말 정말 잘못이 하나도 없고 그리고 정말 숨지 않아도 되고 어떤 선택을 하셔도 된다는 걸 계속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피해자분들에게는 잘못이 없습니다. 저도 한마디 보태겠습니다. 피해자들이 언론을 찾아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없도록 저희 뉴스라이더도 최선을 다해서 돕고 싶고요. 진주 씨 그리고 고통을 이겨내고 있을 수많은 또 다른 진주 씨들도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진주 씨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진주 씨, 오늘 전화연결 정말 고맙습니다.

[김진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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