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던 할머니 차에 태우고 9초 후, 쓰나미 덮쳤다
새해 첫날 일본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대피해야 하는지 모르고 산책하던 할머니를 차에 태운 지 9초 만에 마을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영상이 공개됐다.
8일 일본 ANN뉴스TV는 지난 1일 노토반도에서 지진이 발생한 직후의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에는 지팡이를 짚은 여성이 해안가 근처 주택가를 천천히 걷는 모습이 담겼다. 차량은 여성을 지나쳐 그대로 지나갔다가, 운전자는 이내 핸들을 돌려 다시 여성에게 돌아갔다.
남성 운전자는 “지진이 났어요. 위쪽으로 올라가지 않는 거예요?”라고 물었다. 여성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 당황해했고, 운전자는 급박한 목소리로 “뭐 하는 거예요? 차에 타요”라고 말했다.
여성은 차에 탄 후 “대체 무슨 일이야?”라고 물었고, 운전자는 “다들 이미 위로 올라갔다”고 답했다.
두 사람이 이 같은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차량 후방 카메라에는 굉음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밀려오는 쓰나미의 모습이 담겼다. 여성이 차에 탄 지 불과 9초 만이었다.
운전자는 차량을 빠르게 이동시켜 위쪽으로 향했다. 매체는 “차는 간신히 피신해 두 사람은 무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떠난 마을은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후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2일 운전자가 다시 마을에 내려갔을 때 찍은 영상에서는 유리창 없는 건물과 바닥에 잔뜩 쌓인 각종 쓰레기를 볼 수 있다.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흐른 8일 사망자는 168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이시카와현이 집계한 사망자 수보다 40명 늘어난 숫자다. 부상자 수는 565명,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연락 두절 주민 수는 323명으로 증가했다.
도로 훼손과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해 그동안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으나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그간 포착하지 못했던 피해 현황이 추가로 집계된 것으로 보인다.
이시카와현에는 피난민도 2만8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적지 않은 피난민이 비닐하우스 등에 모여 일주일째 단전‧단수 등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자 일본 정부는 이들을 노토반도 지역 밖으로 옮기는 ‘2차 피난’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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