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2024년 세계 최대 위험은? 우리나라도 예외 아니다

남승모 기자 2024. 1. 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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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밝았지만 세계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혼란스럽습니다. 오죽하면 4백 년 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집까지 들먹일 정도입니다. 미국 일부 언론들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집에서 2024년이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의 예언이 맞을지 틀릴지는 올 연말이 돼 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볼 때 이래저래 평탄한 한 해가 되긴 어려울 걸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위험은 '미국 대선'


그렇다면 올 한 해 세계를 가장 위태롭게 할 변수는 무엇일까요? 정치위험 분석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최대 위험을 우크라이나 전쟁도, 중동 사태도 아닌 '미국 대선'을 꼽았습니다. 국민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미국 선거가 세계의 안보, 안정, 경제 전망에 그 어느 것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 겁니다.

보고서는 이번 대선이 미국의 정치적 분열을 심화하고 미국이 지난 150년 간 경험하지 못한 수준으로 민주주의를 시험대에 오르게 하며 세계 무대에서 미국의 신뢰도를 약화시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지는 쪽이 선거 결과를 불법으로 간주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국가가 극심한 혼란에 휘말리고 국정이 마비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미중 관계가 악화하며 이스라엘이 트럼프의 전적인 지지를 믿고 더 공격적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럽에서 러시아와 나토 국가 간 긴장이 고조되고 미중 간 갈등 속에 세계 안보는 물론 경제까지 영향을 받게 되며 중동에서는 미국이 그간 끔찍이 피하고자 했던 확전의 악몽이 현실화할 걸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어떤 위험?


이런 위험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겠지만 특히 우리나라가 입게 될 타격은 더욱 클 걸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중 간 갈등이 지금보다 확대되면서 가뜩이나 양자 택일을 강요받고 있는 우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게 뻔합니다. 북핵 견제를 위해 부득이 미국의 손을 잡는다 해도 '동맹 홀대'를 서슴지 않는 트럼프 정부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악화될 결로 예상되는 유럽과 중동 사태도 우리 안보와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트럼프보다는 예측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 역시 안심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2021년 의회 폭동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선 불복 움직임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정치 혼란 속에 미국이 급속히 자국 이슈에 매몰되면서 안보와 경제 모든 면에서 미국과 밀접하게 얽혀 있는 우리나라 같은 동맹국들은 자칫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유라시아그룹은 미국 대선이 세계 80억 인구의 운명을 결정짓겠지만 그 승패는 1억6천만 명의 미국 유권자, 그중에서도 고작 몇 개 경합주 유권자들 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영향을 받겠지만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안보-경제 전 분야에서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로서는 착잡하기까지 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 위험은?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연기 피어오르는 가자지구 남부 도시 (사진=AP, 연합뉴스)

그렇다면 미국 대선 다음으로 큰 위험은 무엇일까요? 유라시아그룹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더 큰 전쟁으로 가는 첫 단계에 불과할 수 있다며 중동 사태를 꼽았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공격해 이란이 개입할 가능성,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상선을 계속 공격하면서 미국과 동맹이 더 직접 개입할 가능성, 이라크와 시리아의 시아파 민병대 공격으로 미군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 등이 확전 요인으로 예시됐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우크라이나가 되찾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분할된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을 세 번째 위험으로, 더 강력한 인공지능 모델과 도구가 정부 통제를 벗어나 확산하는 걸 네 번째 위험으로 지적했습니다. 북한도 빠지지 않아서 러시아와 북한,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들이 군사협력을 강화해 세계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다섯 번째 위험에 올랐습니다. 이래저래 2024년은 우리나라에게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걸로 보입니다.

남승모 기자 s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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