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름’ 인정하면 다툼 없어… 나보다 일찍 깨닫는 아들이길[사랑합니다]

■ 사랑합니다 - 아들 이하종에게

내가 국내외에서 재능 기부 활동을 하는 동안 아내(이신화·앞줄 오른쪽)는 어려운 가정 살림을 꾸리며 두 아이를 잘 키워줬다. 큰아들 하종(뒤쪽)이 ‘하나님의 종’이라는 이름에 맞게 앞으로도 신실하게 살아가기를 아비로서 바란다.

내가 살아보니 인생은 불공평하고 정직하지가 않더라.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믿는 자로 부르셔서 하나님의 형상을 세상에 흘려보내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다른 사람들에게 정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부르신 우리가 정직하게 살기를 원하신다고.

그런데 말이야, 사랑하는 아들아,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아빠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평생 동안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구나. 이 세상은 아빠와 같은 생각이나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사람을 정말 찾기 어렵더구나. 생각도 다르고 받아들이는 것도 다르기에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러면서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듯싶다.

험난한 세상을 살다 보면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툼이 있을 수 있고, 또 자기의 생각을 강하게 밀고 가야 할 때도 있을 거야. 그런데 아빠가 이 세상을 살아보니 그런 모든 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단다. 이 세상을 살아갈 때 다르다는 것을 서로가 인정해 주었다면 과연 다툼이 생길까? 각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 줄 때, 지금보다 훨씬 좋은 관계로 편안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리라 본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제부터라도 천천히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주고,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관계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단다.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란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맞춰나갈 때 더 아름다운 부부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나는 다 옳은데 상대방은 다 틀리다라고 생각하면 접점을 찾기가 어렵단다. 그동안 나도 내가 생각하는 동남아 야구 전파 방향이 내 맘 같지 않으면 너무 속이 상하고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힘든 일이 상대 때문에 생겼다고 여기면 좀처럼 해답을 찾기 어려웠단다. 그렇다고 다 내 탓이요, 라고 하는 것은 아니고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해서 지금 이 시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단다. 아빠는 젊은 시절에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것을 위해 젊은 청춘을 다 보냈단다. 물론 기쁨도 있었지만 그것은 너무나 잠깐이더구나. 그걸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아들아, 무엇을 위해 이 세상을 살아갈 것인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야 한다. 비록 보이지 않지만 영원한 것을 위해 달려가야 한다. 그것은 이 세상 사람들이 빼앗을 수 없는 것들이란다. 아빠처럼 뒤늦은 나이에 깨닫는 미련한 자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아빠보다 일찍 깨닫는 아들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가 아니라 이 세상에 무엇을 남겨 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자. 하나님께 복 받는 삶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고 순종하며 살아가는 멋진 아들이 되길 아빠는 기도한다. 아들아, 너의 바르고 옳은 모습이 세상에 전해졌다면 그 삶은 가치 있고 성공한 삶이라 말할 수 있다.

아빠는 네가 지혜롭게 이 험난한 세상을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너는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믿는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빠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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