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혼혈 소년’ 佛잡지 표지에 극우세력 악플...편집장 대응은
프랑스의 한 지방 월간지가 극우 진영의 네티즌들로부터 악성댓글 공격을 받았다. 최신호 표지에 백인이 아닌, 흑인 혼혈 소년의 사진을 내걸었다는 이유에서다.
4일(현지시각) 프랑스블루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발간되는 진보성향의 월간지 ‘브르타뉴 사람들’은 지난 2일 나온 창간 60주년 기념호의 표지에 혼혈 어린이의 사진을 실었다.
풍성한 곱슬머리를 가진 이 소년은 브르타뉴 지방의 전통 옷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다. 소년은 어깨에 자신의 몸집보다도 커 보이는 큰 브르타뉴 깃발을 걸쳐 메고 있다.
매체는 “이 이미지가 인종차별적 댓글의 홍수를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잡지 표지가 공개된 이후 극우진영에서는 “소년의 피부색이 브르타뉴 사람이 될 만큼 하얗지 않다”는 반응이 잇달았다. ‘브르타뉴 사람’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것은 백인이기 때문에, 흑인이나 흑인 혼혈이 지역을 대표해 표지에 실리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네티즌들은 “이 소년에게는 브르타뉴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 우리를 조롱하지 말라”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온 브르타뉴 사람인가” “브르타뉴 남부에 햇빛이 강한 듯” 등 댓글을 남겼다.
극우 성향의 한 지역 의원까지 나서 인종차별적 글을 작성했다. 그는 백인 소년이 브르타뉴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과 논란이 된 잡지 표지 사진을 함께 올린 뒤 “진짜 브르타뉴 / 가짜 브르타뉴”라고 적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잡지 편집장인 가엘 브리앙은 “브르타뉴 사람이 되는 것은 피부색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소속감에 달렸다”고 했다. 이어 “저는 이 아이의 미소가 전염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일의 브르타뉴를 위한 에너지를 원했다”고 표지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브리앙 편집장은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무자비한 댓글이 쏟아질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제 공격을 중단해야 한다”며 “인종차별은 처벌받아야 할 범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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