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건물' 믿고 계약했는데…"임대료 밀렸으니 나가라" 무슨 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전세 사기가 일어났습니다. 수법도 교묘했습니다. 입주민들은 큰 협회의 건물인 줄 알고 계약을 했는데, 한 부동산 업체가 빌린 건물에 전세를 내준 거였습니다.
정인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얼마 전 결혼한 A씨는 재작년 3월 서울 삼성동에 있는 오피스텔에 입주했습니다.
회원 수 97만명을 보유한 한국건설기술인협회 소유 건물이었습니다.
의심없이 보증금 4억 5천만원을 주고 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협회에서 내용증명을 받았습니다.
건물을 빌린 부동산 임대업체 S사가 5개월째 임대료를 밀려 계약을 해지했으니 나가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협회 측은 S사가 보증금 20억, 월 임대료 9500만원에 건물을 모두 빌렸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A씨 등 입주자 30여 명과 각각 전세계약을 했는데 협회에는 알리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입주자들은 S사가 협회 업무를 대신하는 줄 알고 계약했다고 했습니다.
[B씨/입주자 : (임대업체가) 관리랑 이제 임대 관리랑 시설 관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사 대표 최모 씨는 지난해 일부 입주민에게 "돈이 부족해 당장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다"고 말한 뒤 지금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건물 관리인 : 사무실로 썼는데. 이분들이 다 철수해가지고 어디로 갔는지 우리도 몰라요.]
보증금을 떼인 일부 입주자들은 당장 갈 곳이 없습니다.
[A씨/입주자 : 남편도 직장이 이 근처라서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고) 미래에 대한 약간 희망이 다 사라져서…]
입주자들은 부동산 임대업체를 사기 혐의로 협회를 사기 방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협회 측은 "임대업체가 허위 계약서를 보내 입주민들과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알지 못한다"며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S사를 고소했습니다.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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