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 남친과의 혼인신고...술과 게임에 빠져 사는데, 혼인무효 가능할까?
□ 방송일시 : 2024년 1월 9일 (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박세영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따뜻한 차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이죠?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인삼차가 좋고요, 목이 컬컬할 땐 도라지차가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차는 어떨까요?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분께 드리는 으라차차와 영차! 저와 함께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 오늘도 당신의 편이 되겠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바로 문을 열겠습니다. 저는 조인섭입니다.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박세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세영 변호사(이하 박세영):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박세영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오늘은 어떤 고민이 기다리고 있는지 먼저 사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저와 남자친구는 10년 전, 대학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로 저희는 함께 도서관과 학원에 다니면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1-2년만 바짝 공부하면 붙을 줄 알았습니다. 공무원 시험에서 아까운 점수 차로 떨어졌기 때문이었죠. 1년만 더 해보자고 했던 게 어느새 6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저는 공무원 시험 준비 중에 남자친구를 부모님에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은 처음부터 제 남자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고요, 눈앞에 있는데도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을 하신 적도 있습니다.
그게 몇 년간 이어지자, 남자친구는 무척이나 억울해 했고, 항의하는 의미로 혼인신고를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 저는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지만, 법적으로 부부가 되면 부모님이 남자친구에게 함부로 하지 않을 거란 생각에 덜컥, 혼인신고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일을 저지르고 난 뒤에는 부모님이 충격을 받으실까 봐 말씀드리지 못했죠. 그렇게, 혼인신고를 한 지 3년이 지났고요, 저는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고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중입니다. 남자친구는 아직도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죠. 그런데 공부한다는 말만 하고, 자꾸 게임하고 술만 마셔서 이제 헤어지고 싶은데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알아보니까,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혼인 신고하면 무효가 된다던데, 저도 혼인무효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사연자분은 혼인신고를 할 의사가 없으셨다고 하고요, 혼인무효 청구를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가능한가요?
◆ 박세영: 혼인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당사자의 '혼인의사의 합치'와 '혼인 장애 사유'가 없어야 하며 형식적으로 가족관계의등록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혼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민법 제815조 제1호는 당사자간의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혼인은 무효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민법 제812조는 혼인은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면 이는 무효인 혼인이라 할 것입니다. 법원은 민법 제815조 제1호에서 혼인무효 사유로 정한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란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라고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의 합치가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보아, 가정법원은 혼인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 등 여러 사정을 살펴서 당사자들이 처음부터 혼인신고라는 부부로서의 외관만 만들어 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인 이후에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없어지거나 혼인관계의 지속을 포기하게 된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심리하고 판단해야 하며 상대방 배우자가 혼인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였다거나 혼인관계 종료를 의도하는 언행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혼인신고 당시에 혼인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된다고 판시하였으며(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9므11584, 11591 판결 참조),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는지 여부는 혼인신고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므28판결 참조)고 하였습니다.
◇ 조인섭: 며칠 전에 '혼인 취소'에 관련된 사연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혼인 취소'와 '혼인 무효'는 많이 다른가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박세영: 혼인 무효는 당연 무효로써 혼인에 유효한 성립을 전제로한 모든 법률 효과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즉, 혼인의 효력이 아예 처음부터 아예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가 출생하였어도 혼인 외 출생자로 판단됩니다. 반면 혼인의 취소는 법에서 정한 취소사유가 인정될 경우 법원에 혼인의 취소를 구할 수 있으나 혼인의 취소의 효력이 소급하지 않기 때문에 취소되기 전까지는 유효한 혼인관계로 유지됩니다.
◇ 조인섭: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면 혼인 무효소송 제기 없이 가족관계등록부 정정이 가능한가요? (대법원 2009. 10. 8. 자 2009스64결정)
◆ 박세영: 법원은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사항이 친족법상 또는 상속법상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면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07조에 따라 확정판결에 의하여 정정할 수 있음이 원칙이나, 신고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행위에 관한 가족관계등록부상 기재사항의 경우에 그 행위가 확정된 형사판결(약식명령 포함)에 의하여 무효임이 명백하게 밝혀진 때에는 법 제105조(무효인 행위의 가족관계등록기록의 정정) ① 신고로 인하여 효력 이 발생하는 행위에 관하여 등록부에 기록하였으나 그 행위가 무효임이 명백한 때에는 신고인 또는 신고사건의 본인은 사건 본인의 등록기준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등록부의 정정을 신청할 수 있다에 따라 사건 본인의 등록기준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조인섭: 실제로 비슷한 일이 있었나요?
◆ 박세영: 실제로는 혼인할 의사가 전혀 없이 중국 국적의 조선족의 한국 입국을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여 공전자기록에 불실의 사실을 기재하게 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에는 혼인의사의 합치가 결여되어 무효임이 명백하다고 보아 혼인무효판결을 받지 않더라도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5조에 따라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가족관계등록부의 정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사연자의 입장에서 혼인의 의사가 없었다 하여도 그러한 사실을 혼인 무효 확인의 판결로서 확인받거나 가장혼인행위로 인한 형사처벌을 통해 혼인의사의 합치가 없음이 명백하게 드러지 않았다면, 곧바로 가족관계 등록부 정정이 어렵다고 할 것입니다.
◇ 조인섭: 사연자분이 혼인 무효소송을 제기하면 혼인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 박세영: 현행 법령은 혼인신고로써 혼인이 성립되는 법률혼주위를 취하고 있으므로, 법원은 일단 혼인신고가 적법한 절차를 밟아서 이루어진 경우 그 혼인은 당사자 사이의 혼인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서 일응 유효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혼인의 무효를 주장하는 자가 누구나 납득할 만한 충분한 증거에 의하여 그 추정을 뒤집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법원은 통상 교제 중 일방이 혼인신고서를 혼자 작성하고 상대방의 신분증과 도장을 임의로 가져가서 혼인신고를 마치는 경우(부산가정법원 2020. 10. 28. 선고 2019르21143 판결), 상대방이 혼인신고 당시 자신의 행위의 의미나 결과에 대하여 정상적인 인식을 가지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정신적 능력이나 지능을 결여하여 의사결정능력과 판단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어 혼인의 사회적, 법률적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혼인신고를 마친 경우 (창원지방법원 2012. 3. 23. 선고 2011드단9086 판결)에 당사자 사이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것으로 보아 혼인이 무효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실제 법원은 자신의 아버지를 간병하는 간병인이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마친다면 좀 더 정성껏 간병해줄 것으로 기대하여 아버지와 간병인과 함께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이후 아버지가 사망자 아버지와 간병인 사이 혼인의 의사가 없음을 이유로 혼인 무효의 소를 제기한 사안에서, 혼인무효사유로서 민법 제815조 제1호에서 정한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을 때'란 당사자간에 부부관계로서 인정되는 정신적, 육체적 결합을 생기게 할 의사가 전혀 없이 다른 어떠한 방편을 위하여 혼인신고를 하는 이른바 가장 혼인의 경우나 당사자 일방에게 실질적인 혼인의사가 결여된 경우를 의미하므로 혼인신고 당시에 망인과 간병인 사이 혼인의 합의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혼인 무효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였습니다(인천지방법원 2009. 2. 10. 선고 2008드단4094 판결). 사연자의 경우, 사연자와 남자친구 모두 대학교를 졸업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점에 비추어 혼인신고 당시 혼인신고의 의미를 충분히 인식하였으며 혼인의 사회적, 법률적 의미나 효과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고 있었다고 할 것이며, 실제 혼인신고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였고 혼인신고를 단순히 부모에게 시위하려는 수단으로 혼인신고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그러한 목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였다고 하여도 그 궁극적인 목적은 여전히 당사자 사이의 혼인이라 할 것이므로 혼인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도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하자면, 혼인은 혼인의 합의와 혼인신고가 필요하며, 이 두 가지가 없으면 혼인은 무효입니다. 혼인 의사여부는 혼인신고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고요, 혼인신고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을 경우, 이후 혼인을 유지할 의사를 포기하는 것은 혼인의 무효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혼인의 사회적, 법률적 의미나 효과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의사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혼인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도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박세영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세영: 네, 감사합니다.
◇ 조인섭: 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알아두면 쓸데 있는 법률 이야기! 알쓸법 시간입니다. 알아두면 쓸데 있는 법률 이야기! 알쓸법 시간입니다. 그동안 고용부는
근로자 A씨가 매주 월·수·금 3일간 출근해서 하루 15시간씩 야근을 했을 경우 하루씩 추가된 근로시간을 합한 연장근로시간이 21시간이기 때문에 법정한도인 12시간을 초과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주 52시간제 위반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에서는 실제 주간 근로시간은 45시간으로 법정 근로시간을 5시간만 초과해서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노동계는 이번 판결로 인해 주 52시간 내에서 연달아 밤샘 근무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장시간 근로를 부추길 수 있다고 반발했는데요, 대법원이 판단한 근거는 뭘까요? 대법원은 근로 기준법에 1일 8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시간의 1주간 합계에 관해 별도로 정하고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은 "가산임금 지급 대상이 되는 연장근로와 1주간 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의 판단 기준이 동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는데요. 근로기준법이 '1일 8시간을 초과'하거나 '1주간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한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을 가지고 주 52시간제 '일 단위 초과' 내지 '주 단위 초과' 기준 근거로 삼을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고용부는 그간 연장근로시간과 관련해
'일 단위 초과' '주 단위 초과' 등 두 가지 잣대를 함께 적용해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 여부를 따져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한 주의 실제 근로시간에서 법정 근로시간인 40시간을 뺀 것이 12시간을 넘었을 때만 위반이라는 겁니다. 대법원은 "1주간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방식이 타당하다고 최초로 판단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조담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합니다. 끝곡 들려드리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로이어 조인섭'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습격 피의자 도운 70대, 살인미수 방조 혐의 체포
- "이낙연, 제발 말리고 싶다"...박범계의 호소 [Y녹취록]
- '김정은 티셔츠' 판매 중개한 쿠팡·네이버 국가보안법 무혐의
- 고객 몰래 바뀐 요금제...직원의 단순 실수?
- 일론 머스크 또 마약 의혹...즉각 부인
- 공항서 생리대까지 벗어 몸수색... 알고 보니 마약탐지 장비 오류 [앵커리포트]
- 검찰, '법인카드 유용 혐의' 이재명 기소..김혜경 기소유예
- [단독] "나와!" 끝까지 버티던 '음주 운전자' 결국 검거...경찰, 연말 특별 단속
- '초코파이'에 분노한 김여정...북한, 대북전단 전격 공개한 이유 [Y녹취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