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78승' 류현진과 동행이라니…한화 1R '차세대 에이스들', 덤벼야 산다

김민경 기자 2024. 1. 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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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후배들과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진행하는 류현진. ⓒ 곽혜미 기자
▲ 남지민은 2022년 겨울 류현진이 한화와 스프링캠프 훈련을 할 때 함께한 경험이 있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남지민(23), 김기중(22) 이런 선수들이 선발 경쟁을 해야 되겠죠."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은 새 시즌 국내 선발진을 구상하면서 최근 꾸준히 상위 지명권을 얻어 선발했던 투수들이 성장하길 기대했다. 쟁쟁한 후보들이 여럿 있는데 그중 남지민과 김기중을 콕 찍어 언급했다. 우완 남지민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8순위, 좌완 김기중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된 최고 기대주들이다. 한화는 두 선수에게 '차세대 에이스 후보'라는 수식어까지 달아주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남지민과 김기중은 새해에도 선발 경쟁에 뛰어들어 지난해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는 데 힘이 돼야 한다.

남지민과 김기중은 증명이 필요한 시즌을 앞두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괴물과 같은 성적을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좌완 에이스 류현진(37)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미니 캠프를 함께하기로 했다. 류현진은 2015년 시즌 이후부터 비시즌 동안 국내에서 머물 때 한화 시절 친하게 지낸 동생인 장민재(34)와 함께 따뜻한 나라에서 미니캠프를 차려 훈련을 하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루틴을 만들어놨다. 해마다 캠프 인원이 변경되는데, 올해는 남지민과 김기중이 이태양 등과 함께 훈련하기로 했다.

류현진은 LA 다저스 소속으로 2013년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무려 10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통산 186경기에서 78승(48패), 1055⅓이닝,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에이스로 인정 받은 괴물 투수다. 남지민과 김기중은 그런 류현진과 함께하는 값진 기회를 얻은 만큼 더 치열하게 덤비며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류현진의 훈련을 그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또 습득한다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남지민과 김기중의 1군 성적을 살펴보면 아직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남지민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41경기에 등판해 3승19패, 134이닝, 평균자책점 6.45를 기록했고, 김기중은 역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통산 57경기에 등판해 3승9패, 122이닝,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성적은 만족하기 이르지만 그동안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남지민은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파이어볼러로 기대감을 키웠다. 남지민의 신인 시절을 지켜봤던 카를로스 수베로 전 한화 감독은 "숫자만 보지 않고 경기마다 경기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기록만 봐서는 알 수 없는 경험치를 잘 쌓고 있다고 칭찬했다.

▲한화 이글스 남지민. ⓒ한화 이글스
▲ 김기중 ⓒ곽혜미 기자

김기중은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키우려는 한화의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해 퓨처스팀 감독으로 지낼 때 김기중의 제구와 구속이 다 좋아지는 과정을 지켜보며 엄지를 들기도 했다.

남지민과 김기중이 겨울과 봄을 잘 보낸다면 한화는 젊은 에이스급 투수들을 대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꿈에 그리던 순간이기도 하고, 유망주들이 다 같이 잘 성장해 준다면 최하위권에만 머물던 시절을 지나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는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

지난해는 2022년 1차지명 유망주 문동주(21)가 잠재력을 터트리며 한화의 큰 근심을 덜어줬다. 문동주는 23경기, 8승8패, 118⅔이닝,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KBO 역사상 최초로 마의 시속 160㎞를 넘긴 국내투수로 눈길을 끌었고, 문동주의 구위를 직접 지켜본 투수들은 "다른 차원의 선수다. 올해는 더 큰 선수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에이스로 문동주가 풀타임 2년차인 올해도 잘 버텨주고, 남지민과 김기중까지 터지면 한화도 꽤 탄탄한 선발투수진을 갖추게 된다. 내부 FA였던 베테랑 장민재를 잔류시키면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린 선수들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놨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좌완 황준서(19)까지 선발 경쟁에 가세해 마운드 높이를 더 높일 예정이다. 황준서와 함께 2023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김서현(20)까지 가세하면 한화는 향후 10년 동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투수진을 갖추게 된다. 그러려면 남지민, 김기중이 올해는 숫자로도 보여주는 시즌을 보내야 한다. 류현진과 미니캠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해진다.

▲한화 이글스 남지민. ⓒ연합뉴스
▲ 한화 이글스 투수 김기중.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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