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수술해봐서 인질 가족 심정 이해해” 이스라엘 의원 망언 뭇매
이스라엘의 한 여성의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끌려간 인질들의 가족들에게 말실수를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8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케티 시트리트 의원은 8일 크네세트(의회) 여성 및 성평등 지위 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가족들을 만났다. 이 회의는 지난해 10월 7일 남부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하마스 공격 중에 자행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시트리트 의원은 피해 가족들에게 무신경한 발언을 했다가 도리어 분노를 사게 됐다. 눈 수술을 받은 이후 자신의 삶이 뒤바뀌었기 때문에 인질 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한다며 부적절한 비유를 한 것이다.
시트리스 의원은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 수술을 받았다”며 “회복 기간이 길었다. 옷을 입을 수도, 샤워를 할 수도 없었고, 이전에 하던 다른 일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왜 이런 말을 하겠느냐”며 “왜냐하면 나는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갑자기 뒤바뀌었는지 너무나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는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등 시트리스 의원을 비판, 조롱하는 글이 게재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시트리스 의원을 비꼬며 “고통받은 그를 위해 철야 기도를 하자”고 하기도 했다고 TOI는 전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시트리스 의원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그 표현이 얼마나 부적절했는지는 분명하다”며 “어떤 의료 시술도 인질 가족들의 고통, 무력함, 투쟁에 비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인 입장에서 유족들의 아픔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갑작스러운 사건이 여러분의 삶을 뒤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공감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라며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을 얕보거나 축소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분들의 빠른 복귀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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