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1만, 말이 돼?” 대박 자신하더니…회장님만 돈 챙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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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고꾸라진 회사가 주가 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여러 제약사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개발 중단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일양도 그 중 한 곳인데 특히 주가가 최고점일 때 오너가가 주식을 팔아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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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백혈병 약으로 코로나 치료제 만든다는 말을 믿은 내가 바보지”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고꾸라진 회사가 주가 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60년 업력을 가진 전통 제약사 ‘일양약품’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5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일양약품 본사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건 회사가 임상 자료 발표를 통해 주가 조작을 했다는 의혹 때문. 지난 2020년 3월 일양은 고려대 의대에 의뢰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당사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 70% 감소시킨다는 내용의 자료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초기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며 일양 주가는 당시 2만원대에서 4개월 만에 10만원을 넘었다.
그런데 이렇게 주가가 고점을 찍을 당시 일양약품 오너 등 대주주 일부가 보유 주식을 팔았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일양 오너 일가 4명이 주가가 올랐을 당시 약 8만6000주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만원대 주식이 5배 뛰었으니 오너 일가가 매도한 주식으로 번 시세차익은 약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양은 지난 2021년 3월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을 쳤다. 현재 시세는 코로나 시기 이전(2만원대)보다 낮은 1만5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여러 제약사가 코로나 치료제 개발 소식으로 주가가 치솟았다가 개발 중단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일양도 그 중 한 곳인데 특히 주가가 최고점일 때 오너가가 주식을 팔아 상당한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2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출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양약품은 창업주인 고(故) 정형식 회장이 지난 1946년 공신약업사를 설립하며 시작했다. 2018년 정 명예회장이 타계한 뒤 장남인 정도언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이어서 3세인 정유석씨가 지난 해 4월 사장으로 승진, 전문경영인 김동연 사장과 공동 경영을 하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이 지분 21.84%를 가져 최대 주주이고 정 사장 지분은 4.08%를 보유 중이다.
일양은 자양강장제 ‘원비디’로 유명하며 국산 신약인 항궤양제 ‘놀텍’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를 개발했다.
하지만 정 대표 취임 후 회사 실적은 좋지 못하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2663억원으로 전년(2827억원)에 비해 5.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해 331억원에서 15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런 실적 악화에 주가 조작 의혹으로 압수수색까지 당하며 주가는 코로나 이전보다도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올 해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일양에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주가 조작으로 얻은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과징금을 물을 수 있다고 한다. 일양으로서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셈”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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