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 등 핵심 줄줄이 이탈' 강등된 수원, 변화의 바람은 언제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4. 1. 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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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시절 권창훈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의 핵심 미드필더인 권창훈(29)이 전북 현대로 떠났다. 이에 수원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23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권창훈은 지난 7일 전북과 계약을 체결했다. 수원 유스인 매탄고 출신이자 팀의 상징과도 같던 그가 전북으로 향해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권창훈은 2013년 수원에서 프로로 데뷔해 2016년까지 활약하다가 프랑스 디종(2017~2019년), 독일 프라이부르크(2019~2021년)에서 유럽 무대를 경험했다. 2021년 6월 수원으로 돌아온 그는 2021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부상을 안고 제대한 권창훈은 지난 시즌 수원 복귀 후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수원은 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창단 첫 강등 수모를 겪었고, 권창훈은 팀이 강등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권창훈. 전북 현대

현재 부상에서 회복 중인 권창훈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재활의 시간이 다소 필요하지만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이라면서 "선수가 가진 능력이 워낙 출중해 재기를 굳게 믿고 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권창훈이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국내 무대에서 수원이 아닌 팀에서 뛰는 건 처음이다. 그는 전북 구단을 통해 "수많은 고민 끝에 전북행을 결심했다. 제 축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판단이었다"면서 "이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전북 구단에 깊이 감사하고 반드시 보답하겠다. 나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권창훈의 이적에 대한 수원 팬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선수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강등된 팀과 팬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 권창훈은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수원 팬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선수 생활 내내 수원 팬 분들의 응원을 꾸준하게 받아온 제가 결국 팀이 어려울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경기장에 날아든 연막탄. 연합뉴스

수원은 지난 시즌 강등에 따라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우려됐고, 이는 1월 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현실이 되고 있다. 앞서 수비수 고명석은 대구FC, 미드필더 한석종은 성남FC로 팀을 옮긴 바 있다.

수원은 K리그에서 가장 충성도가 높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수원은 2023시즌 평균 객단가 1만5418원으로 1위에 올랐다. 객단가는 시즌 전체 입장 수입에서 실제로 경기를 관전하지 않은 시즌권 보유자의 티켓 구매 금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전체 유료 관중수로 나누어 산출한 금액이다.

하지만 강등 직후 별다른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아 팬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이에 수원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지난 4일 SNS를 통해 구단과 간담회를 요청했다.

이들은 "모기업 또는 운영 기업 담당자, 대표이사 및 단장, 구단 프런트 내 각 파트장, 감독 및 선수단 대표 1~2인의 참석을 요청한다"면서 "팀에 대한 진정성과 발전을 위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간담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들의 간담회 요청은 수원이 강등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3일 이후 두 번째다.

박경훈 신임 단장. 수원 삼성

수원은 마침내 신임 단장을 선임해 변화를 예고했다. 8일 박경훈 전 대한축구협회 전무 이사가 제8대 단장으로 취임했다. 수원의 축구인 출신 단장은 2003년 제3대 단장으로 취임했던 안기헌 단장 이후 처음이다.

박 신임 단장은 "중요한 시기에 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용감한 변화와 대담한 실행을 바탕으로 팀의 K리그1 승격과 명가 재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신임 단장이 최근 들끓고 있는 팬들의 분노와 답답함에 응답할지 지켜볼 일이다.

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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