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 자산관리·보험가입·주식까지… ‘오픈파이낸스’ 가속 [심층기획-진화하는 '오픈뱅킹']
은행 계좌 조회·이체 기능 개발 넘어
카드·증권·저축銀 등 금융거래 통합
신한·KB금융 등 ‘슈퍼 앱’ 잇단 출시
생활 금융 플랫폼 전환… 서비스 확대
금융정보 제공 따라 전송비용 지불
올부터 ‘마이데이터’ 과금 본격 시행
“소수업체 중심 산업구조 재편 예상”

◆‘오픈뱅킹’에서 ‘오픈파이낸스’로
8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달 18일 자사의 ‘신한 슈퍼 쏠(SOL)’ 앱을 출시했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신한저축은행 등에서 각각 따로 보던 금융 업무를 하나의 앱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슈퍼 앱’이다. 하나의 앱에서 은행 이체, 카드 결제, 주식 투자, 보험 가입 등을 할 수 있다.

김남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코스콤에 기고한 ‘오픈파이낸스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방안’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오픈뱅킹에서 플랫폼 중심의 오픈파이낸스로 시대적 전환을 꾀하는 이유는 경쟁 촉진 금융 규제로의 전환, 기술 기반 금융의 플랫폼화, 소비자 금융 니즈 변화 등에 크게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존의 ‘오픈뱅킹’은 은행 계좌정보 조회나 이체에만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연금, 보험, 증권과 같은 다양한 금융정보를 한 앱에 묶어서 보고, 그 계좌에 있는 자산 이동을 은행이나 기관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것이 오픈파이낸스의 콘셉트”라고 말했다.
오픈파이낸스 개념은 크게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로 나눠 볼 수 있다. 은행 등의 금융서비스를 표준화한 형태로 제공하는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을 이용해 하나의 앱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오픈뱅킹’, 정보 주체가 개인데이터에 대한 열람·제공범위·접근 승인 등을 직접 결정함으로써 개인정보 활용 권한을 보장하는 ‘마이데이터’, 고객의 자산을 보유하지 않으면서도 모든 계좌에 대한 결제나 송금 등에 필요한 이체 지시를 전달하는 마이페이먼트 모두가 필요하다.
백 연구위원은 “정부 또는 민간 주도로 오픈뱅킹 및 오픈파이낸스 체계가 정착했는지에 따라 데이터 표준화 및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 주도하에 시스템이 구축될 시 송·수신되는 데이터 질이나 생태계 지속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산업계와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제공자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데이터를 생산하는 기업과 이를 이용하는 기업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정부 주도 사례에 속한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2019년 오픈뱅킹이 도입됐다. 백 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송·수신되는 금융데이터 질 및 데이터 산업 생태계 존속과 관련된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이데이터 과금 문제다. 올해부터 핀테크 기업 등 금융권 마이데이터(통합 개인 신용정보 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자들은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금융회사, 통신사,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 등에 정보전송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그동안 정보 제공 업체들은 마이데이터 시행을 위해 큰 비용이 투입돼 과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던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데이터 전송에 과도한 과금을 하면 혁신 서비스 출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맞서 왔다. 과금체계 기준이 마련되면서 마이데이터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형국이다. 한국 마이데이터 산업의 경우 금융회사간 표준화한 API 기준이 있어 사업자 간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고 중간 유통채널로서의 수익성 확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 연구위원은 “자금 여력이 있는 소수업체 중심으로 시장 경쟁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시장 내의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 구조를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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