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여의도 789] 신인규 민심동행 창준위원장 “다원화가 시대정신... ‘독과점 정치’ 끝내야”
“선출직 연한 총량제 같은 제도 도입해야”
“CRM 시스템으로 국민 맞춤형 정치 추진할 것”
“선거용 ‘청년 카드’ 악습 없어져야”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지을 제22대 총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21대 국회는 민생을 외면한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으로 국민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조선비즈는 4월 총선에 도전장을 내민 여야 정치 신인들이 말하는 한국 정치의 문제점과 새로운 정치의 모습을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현재 우리 정치는 사망 상태입니다. 정치 수요자인 국민의 선택권을 제대로 보장하려면 정치적 독과점 상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조선비즈와 만난 신인규(38) 민심동행 창당준비위원장은 “경쟁 없이는 악순환의 고리를 풀 수 없다. 거대 양당으로 쪼개진 채 국민이 배제된 정쟁만 일삼는 정치가 아니라 건강한 정책으로 경쟁하는 방향으로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시절 토론대회를 통해 선발돼 2021년 당 상근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 국민의힘을 혁신하겠다며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모임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기성 정치의 한계를 비판했다. 현재 그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동행’ 창당을 준비 중이다.
신 위원장은 양극화된 정치 현실을 개선할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 스스로가 특권을 내려놓고, 국민들이 정치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선출직 연한 총량제’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한국 정치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개혁을 말하는 건가.
“정치 개혁의 첫 출발은 정당 개혁에 있다고 본다. 단적인 예로 내년 총선에 국민 대표로 나설 후보자들을 공천하는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지금 정당에서 어떻게 검증을 하는지 일반 국민들은 정확히 알 수 없다. 불투명한 사천(私薦)인 셈이다. 정당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국민의힘을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려 하는 것이다.
나는 국민의힘이 고쳐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정당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대정신을 담는 것이다. 국민의힘엔 산업화와 민주화의 잔재만 있을 뿐 미래에 대한 시대정신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시대정신은 다원화다.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모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ㅡ이번 총선에서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지향점이 있다면.
“다원화와 같은 맥락인데, ‘둥근 사회론’을 지향한다. 둥근 사회론은 평범한 보통 시민들의 조직된 힘을 뜻한다. 이들로 대변되는 중간 계층은 요즘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양극화됐기 때문이다. 이를 바꾸려고 한다.
그러려면 중간 계층이 정치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간과 활동 영역을 열어야 한다. 국민 개인별 맞춤형 시스템으로 각자 갖고 있는 민심을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제도권에 전하고 이를 정치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려고 한다. 예를 들면 기업의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을 정치권에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다원주의에 입각해 국민과 당원의 여러 욕구를 만족시키는 맞춤형 정당으로 나아갈 것이다. 여기에 공천을 비롯한 다양한 보상 체계로 정치적 자기 효능감을 높이는 구조를 도입할 예정이다.”
ㅡ양당의 정쟁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굉장히 높다. 해법은.
“정치에 대한 불신을 넘어 혐오까지 왔다고 본다. 정치 혐오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정치 개혁은 공급자 중심의 정치를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양당 독점 체제, 정당 내부로 보면 특정 세대 독점 체제가 대표적인 공급자 중심 정치다. 이 모든 것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꿔, 평범한 국민들이 정치적 선택권을 회복하도록 해야 정치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낮아질 것이다.”
ㅡ본인의 장단점은.
“장점은 신선함이다. 이미 국민들은 원내 정치인 300명에 대해 나름의 심판을 내린 상태일 것이다. 4년간 정치적 행보에 대한 가채점표가 이미 있는 셈이다.
나는 새로운 정치적 행보를 보이면 국민에게 대안으로 선택될 수 있다고 믿는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단점은 낮은 인지도다. 원내 정치인들은 정책보고회나 의정보고회와 같은 형태로 지금도 지역에서 본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선거 후원금도 모으기 쉽지 않나. 인지도와 돈줄, 선거운동에서 무시할 수 없는 환경이 단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ㅡ어떻게 출마할지 방식은 정했나.
“아직 생각 중이다.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민심동행 창준위원장을 맡고 보니 당을 잘 만드는 게 최우선 과제더라. 다만 이번에 창당하는 신당을 단순히 총선용 ‘떴다방’식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원칙이 있다.
우선은 당을 안착시킨 후 비례대표 선정을 포함한 모든 결정을 당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민심동행에 이번 총선은 첫 시험대다. 만약 내가 지역구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장 기득권을 상징하는 사람과 붙고자 한다.”
ㅡ’떴다방’식의 정당은 만들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총선에서 만약 원내 입성은 못해도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건가.
“위성정당 또는 자매품 정당으로 당을 만드는 게 아니라면 ‘수권(受權·선거를 통해 정권을 얻음)’이 목표일 수밖에 없다. 그 수권 능력이 있는 당을 만드는 게 1차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당면한 ‘인구재앙’, ‘사회 구조 대개혁’ 등을 풀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리 당에 들어와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정치는 군림하는 게 아니라 동행하는 거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으리라 본다.
우리는 당원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당주, 즉 당의 주인이라고 부른다. 정치는 결국 국민 전체를 위한 봉사, 서비스라는 점에서 군림보다는 섬기고 일하는 자세로 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수권 능력이 있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ㅡ총선용 들러리·소모품으로 ‘청년 카드’를 쓰는 게 지적된다.
“매우 잘못된 관행이다. 극복해야만 하는 전통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청년을 포함한 정치 신인들, 정치에 처음 발을 내디딘 입문자들의 신선하고 좋은 이미지만 소모하고 기존 정치인들은 선거판에서 안락함을 누린다는 게 이 문제의 핵심이다.
청년 카드를 쓰는 당도 문제지만, 한편으로는 기득권에 붙어 한 자리 얻어보겠다는 욕망 등 이해관계가 맞은 비극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관행을 타파하려면 정치 기득권에 도전해서 그 기득권을 깨는 수밖에 없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일 수 있지만, 국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조금씩이라도 관행을 부숴나가는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 때 못한다면 다음 대선 때 하면 된다는 식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관행도 끝내 무너질거라고 기대한다.”
ㅡ총선이 끝남과 동시에 ‘나이만’ 청년인 기성 정치인이 되는 경우도 있더라.
“정치 입문자들이 직면하는 정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기성 정치와 기득권에 어느 정도 몸을 담아야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바를 할 수 있다 보니 점점 현실과 타협한다는 얘기다.
저는 마주한 현실에서 본질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끊임없이 경계하고 국민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드리고자 한다. ‘나는 날마다 개혁돼야 한다’가 제 좌우명이다. 이 말대로 정치에 임하겠다.”
ㅡ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진짜 주인은 국민이다. 총선은 국민이 공복을 뽑는 날이다. 다만 오늘날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표를 주는 주인 행세조차 하기 싫을 정도로 염증이 났고, 정치 혐오가 쌓여 있다. 어쩌면 양당 정치 외엔 선택권이 없는 것에 대한 한풀이일 수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당선이 됐으면 좋겠지만, 안 된다면 언제고 꼭 대안 세력이 돼 수권할 수 있는 정당 정치인이 되겠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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