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습격범은 ○○○' 공개될까…정치인 테러 첫 사례될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 김모씨가 4일 오후 부산 연제구 연제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으로 이송되고 있다./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상공개 여부가 9일 결정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상공개 기준에 부합할 뿐더러 국민의 알 권리라는 측면에서 공개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범행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테러 범행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모씨(67)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한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29분쯤 가덕도 신공항 부지가 보이는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 방문을 마치고 차량으로 걸어가던 이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 행위가 신상공개위원회에 회부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신상공개는 2010년부터 이뤄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괴한에게 흉기로 습격을 당한 2006년은 이 법 시행 이전이다.

법 시행 이후인 2015년 마크 리퍼트 당시 주한 미국대사가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인 김기종씨로부터 습격을 당했다. 김씨는 당시 대중에게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에 별도 절차 없이 신상이 언론을 통해 노출됐다.

이밖에 2022년 3월7일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를 둔기로 가격한 남성의 경우 특정 강력범죄에 회부되지 않아 신상공개위원회에 회부되지 않았다. 당시 해당 남성에게는 특수상해가 적용됐는데 신상공개는 살인, 살인미수 등의 특정강력범죄 피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대표 습격범의 경우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됐기 때문에 신상공개위원회 개최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국민 알 권리 측면에서 김씨 신상이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현행 특정강력범죄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성인 특정강력범죄 피의자에 한해 신상공개 논의가 가능하다. 공개 조건은 피의자가 해당 범죄를 저질렀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하며 알 권리 보장, 재범 방지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 행위인데 그 대상을 특정한 게 정치적 신념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 전체가 더 알 필요가 있다"며 "상대방을 제거해야 내가 믿는 것(신념)이 더 번성하겠다는 심리에 영향을 미친 요소가 뭔지는 공적 관심사로 공개돼야 한다"고 했다.

검찰 출신 김우석 법무법인 명진 대표변호사는 "유력 정치인인 야당 대표에 대한 테러기 때문에 누군지 공개할 만한 공익이 있다고 (위원회가) 볼 수 있다"며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런 범행을 하느냐'에 대한 이슈라서 공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씨의 범행이 자신의 신념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신상 공개 자체가 그 목적에 부합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프로파일러 출신의 배상훈 전 우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번 범행은 일종의 범죄 행위를 많이 광고하고 싶은 경우"라며 "공개를 해주면 결국은 그 범죄자의 정당성을 옹호하거나 광고해주는 것일 수 있어서 향후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김온유 기자 on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