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0원’이 부른 바둑계 혼돈

2024. 1. 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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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바협 시위 확산… 한 달 집회 신고
한국기원에도 ‘불똥’ 튈 조짐
대한바둑협회 관계자들이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삭감 예산 복원’ 플래카드를 내걸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바둑협회

새해 정부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당한 대한바둑협회(대바협)가 항의 시위에 돌입했다. 정봉수 회장과 전국 17개 시도 전무협의회 관계자 등 20여 명은 지난 3일부터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예산 삭감 철회’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바둑을 총괄하는 대바협은 2023년 21억62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동호인 대회 지원, 선수 육성, 취약 계층 보급 등에 사용해왔다. 하지만 새해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게 되자 다른 단체들과의 형평성을 내세워 반발하고 나선 것.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바둑 지원금이 과다하고, 한국기원과 대바협에 중복 지원한다는 등의 지적이 나와 예산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정부 각 부처가 올린 예산안을 국회로 넘기기 전 취합, 조정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불똥은 프로 바둑 총괄 단체인 한국기원으로도 튈 조짐이다. 관할 부처인 문화체육부에서 한국기원 몫으로 책정된 정부 예산 15억4200만원을 대바협과 나눠 쓸 것을 종용하고 나선 것.

한국기원 측은 “가뜩이나 올해 예산이 2억원 가까이 줄었는데 이마저 손을 대면 각종 사업 파행이 불가피하다”며 울쌍이다. 자칫 프로·아마 양대 기구가 대립하는 구도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문체부는 이번 주 중 한국기원과 대바협 관계자를 불러 3자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대바협은 시위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고 기재부 청사 앞터에 한 달간 집회 신고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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