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가 집이 됐다가 사무실이 됐다가… CES에서 본 미래 자동차
세계 2위 자동차그룹인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올해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개막을 앞두고 음성 인식 기술 기업 세렌스(Cerence)와 공동으로 앞으로 출시될 신차에 적용할 ‘AI 비서’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1885년 세계 최초 자동차를 만든 대표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도 CES에서 과감한 변화를 발표한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차량 내에 결합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차량 정보+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최초 공개하는 것이다. 두 기업 모두 탑승자가 자동차 시스템과 편안하게 일상 언어로 대화를 나누며 자동차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올해 CES에 참가한 모빌리티 기업들은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를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는다. 성별이나 나이, 주거지 등 개인의 단순한 정보에 기반한 서비스를 넘어 개인의 말투나 습관, 그가 처한 상황 등 맥락까지 파악한 고도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나 혼다 등 기존 자동차 기업은 물론,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모빌리티 분야에 진출하는 IT 기업들도 개인화한 나만의 모빌리티 구현을 목표로 내세웠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능 등 직접 운전할 필요성이 줄어들수록, 모빌리티가 집과 같은 또 다른 생활 공간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간을 개개인에게 맞춰 어떻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느냐가 모빌리티 업계의 미래 경쟁력이 된 것이다.
◇초개인화에 허물어지는 경계
아마존은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AWS의 기술을 이용한 개인 맞춤형 자율주행 기술을 9일(현지 시각) 발표한다. 아마존은 이 자리에서 독일 BMW와의 협업 계획을 공개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고객 데이터와 운전 스타일 등을 분석한 맞춤형 자율주행 서비스가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차그룹도 이번 CES에서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발표한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자동차(SDV· Software Defined Vehicle)를 개발하면서 사용자가 개인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자기 입맛에 맞게 도시 교통 시스템까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핵심 구상이다. 일본 혼다는 무게가 18kg에 불과해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1인용 전기 스쿠터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자동차에서 개인화라는 개념은 가솔린·디젤 같은 엔진, 내연기관 또는 전기차, 세단 또는 SUV 같은 하드웨어를 선택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전기차 확산과 소프트웨어 발전 등으로 개인의 선호를 세분화할 수 있게 되면서 자동차와 IT·전자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차량 내 디스플레이 등 전장 부품을 활용한 모빌리티 콘셉트 ‘LG 알파블(Alpha-able)’을 CES에서 공개한다. 탑승객 컨디션과 상황에 맞춰 집처럼 휴식을 취하거나 사무실처럼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시스템에 자회사 하만이 개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삼성 헬스 기능을 더해 운전자 맞춤형 안전 운전을 지원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돌아온 중국 기업... 자율주행에 플라잉카
미·중 갈등이 여전하지만 이번 CES에서는 중국 모빌리티 기업의 기술력 과시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샤오미나 전기차 기업 BYD(비야디)처럼 규모가 큰 기업은 없지만 미국의 각종 규제 속에서도 중국 기술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예컨대 올해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주변 도로에서는 중국 자율주행차 기업 위라이드가 시험 운행을 하며 참가자들에게 기술력을 알리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19개 도시에서 로보버스를 운행하는 위라이드는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 샤오펑의 자회사 에어로HT도 플라잉카를 공개한다. 땅에서는 차량으로 달리다가 프로펠러를 펼치면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로 변신하는 제품이다.
[조선미디어그룹 CES 특별취재팀]
▲조선일보 ▷팀장=정철환 파리 특파원, 조재희·정한국·김성민·임경업·오로라·유지한·이해인 기자
▲TV조선 ▷김지아 기자
▲조선비즈 ▷팀장=설성인 IT부장, 최지희·고성민·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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