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이 문 두드려 포격 대피”… 27곳중 18곳 “방송 못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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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해야 하는 줄도 모르고 혼자 정자에 앉아 있었네요."
8일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연평도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최모 씨(86)는 "대피 방송이 울린 줄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평도 주민 오모 씨(73)는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온 줄도 모르고 거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며 "이장이 와서 문을 두드리고 나서야 대피해야 하는 줄 알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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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질도 나빠 내용 전달 잘 안돼
8일 인천 옹진군 서해5도 연평도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난 최모 씨(86)는 “대피 방송이 울린 줄도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대피령이 내려진 5일 대피 방송을 듣지 못한 최 씨는 홀로 마을 정자에 앉아 있다가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이웃 주민들이 데리러 온 뒤에야 대피소로 이동할 수 있었다.
북한이 5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연평도 등 서해 접경 지역에 포격 도발을 감행한 가운데, 대피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는 주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연평도 내 민가와 상점 27곳을 취재한 결과 절반이 넘는 18곳이 “대피 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중 9곳은 “안내 방송을 듣지 못했다”고 했고, 나머지는 “음질 불량 등으로 대피 안내 내용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평도 주민에 대한 대피 안내는 크게 확성기를 통한 방송과 재난 문자메시지로 이뤄진다. 이 중 대피 방송은 우리 군이 옹진군과 연평면사무소에 통보하면 각 마을 이장을 거쳐 내보낸다. 연평도 주민 대다수가 고령층이라서 실제 대피는 대피 방송에 의존해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말 기준 연평도 주민 2085명 중 415명(19.9%)이 65세 이상이었다.
특히 발전소 인근에 있는 확성기 1대는 고장 난 채 방치돼 있어 인근에선 방송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연평도 마을 주민 A 씨는 “올해 사격이 계속 있을 수도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 안내 방송 장비도 허술해 불안감이 크다”고 토로했다. 연평면사무소 관계자는 “곧 보수 업체를 불러 (고장 난 확성기를) 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연평도=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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