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킴’의 동네후배 ‘팀의성’… “의성 컬링 매운맛 보여줄 것”

의성=임보미 기자 2024. 1. 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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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이 조금 넘는 경북 의성군은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 컬링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딴 여자 단체전 국가대표 '팀 킴' 선수 대부분이 의성여중과 의성여고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팀 의성 선수들은 "팀 킴이 은메달을 땄던 곳(강릉컬링센터)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우리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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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겨울 청소년 올림픽 D―10
같은 훈련장서 호흡…팀워크 좋아 “팀킴 銀 딴 곳서 메달 목에 걸것”
국가대표선발전 보름 앞두고 결성…6전 전승 거침없이 태극마크 달아
2024 강원 겨울 청소년 올림픽 개막(19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 믹스트 컬링에서 메달을 노리는 ‘팀 의성’ 선수들은 훈련지인 경북 의성컬링센터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경북 의성고와 의성여고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팀 의성’을 꾸렸다. 왼쪽부터 리드 장유빈, 세컨드 권준이, 서드 이소원, 스킵 김대현. 의성=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인구 5만이 조금 넘는 경북 의성군은 2018년 평창 겨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 컬링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은메달)을 딴 여자 단체전 국가대표 ‘팀 킴’ 선수 대부분이 의성여중과 의성여고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세계 언론은 ‘마늘의 고장’ 의성 주민들이 ‘갈릭 걸스’를 응원하는 모습을 전했다. 6년 전 ‘동네 선배’ 팀 킴을 응원했던 초등학생들은 어느덧 고등학생이 되어 “2024 강원 겨울 청소년 올림픽에서도 의성 컬링의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19일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 컬링 세부 종목 믹스트 컬링에는 팀 킴 멤버들의 의성여고 후배인 장유빈(리드), 이소원(서드·이상 17)과 의성고 김대현(스킵), 권준이(세컨드·이상 18)가 ‘팀 의성’을 이뤄 출전한다. 컬링은 남녀 단체전이 따로 있는 성인 올림픽과 달리 청소년 올림픽에선 혼성 경기만 치른다. 팀 의성 선수들은 “팀 킴이 은메달을 땄던 곳(강릉컬링센터)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우리도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팀 의성은 지난해 9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보름 정도 앞두고 결성됐다. 국가대표에 도전하는 다른 팀들은 이미 훈련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다. 급하게 팀을 꾸렸지만 의성고와 의성여고 컬링부 모두 의성컬링센터에서 훈련하기 때문에 서로 낯선 사이는 아니었다. 장유빈은 “모이자마자 ‘국가대표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잘 맞겠다’ 싶었다”면서 “실제 호흡도 좋았다. 선발전을 앞두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연습경기를 했는데 (실업팀) 의성군청 언니들까지 모두 이겼다”고 했다. 팀 의성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6전 전승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장 김대현은 “우리 네 명 모두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간절함이 컸던 것 같다. 성인 올림픽은 4년마다 한 번씩 기회가 있지만 청소년 올림픽은 평생 한 번밖에 나갈 수 없는 대회라 더욱 그랬다”면서 “아직 한국 남자 컬링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적이 없다. 청소년 올림픽에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경험해서 성인 올림픽 무대 메달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믹스트 컬링 경기에서는 남녀 선수가 번갈아 가면서 스톤을 던져야 한다. 이 때문에 포지션이 바뀌는 선수도 나온다. 권준이는 의성고에서는 원래 가장 먼저 스톤을 던지는 리드지만 팀 의성에서는 세컨드를 맡는다. 권준이는 “스위핑(솔질)을 책임지는 세컨드는 팔 힘이 중요하다”며 “리드, 세컨드, 서드 가운데 제일 선배로서 팀 의성의 살림꾼이 되겠다”고 했다.

팀 의성은 14일부터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대회 개막 전까지 합숙 훈련을 한다. 이소원은 “선수촌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다. 선수촌 밥이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다들 기대가 크다”며 웃고는 “컬링을 하기 전에는 태권도를 했다. 태권도에서는 겨루기, 격파, 스피드 발차기 모두 1위를 해봤다. 이번 대회에서도 꼭 1등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성고 졸업생으로 팀 의성을 지도하고 있는 김치구 코치(30)는 “지역에서 관심과 지원이 워낙 많아 아이들이 자신 있게 하고 있다. 남은 기간 팀워크를 잘 다져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수들도 “컬링은 팀 스포츠라 앞사람이 실수해도 뒷사람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 팀 의성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의성=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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