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아 표지' 프랑스 잡지사에 극우세력 댓글 공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의 한 지방 월간지가 혼혈 소년 사진을 표지에 내걸었다가 극우 진영의 댓글 공격에 시달렸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매월 발간되는 진보적 월간지 '브르통 사람들'은 올해 첫 잡지의 표지 사진으로 한 어린 소년을 실었다.
한 극우 성향의 지역 의원은 백인 소년이 브르타뉴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과 잡지 소년의 사진 위에 '진짜 브르타뉴 / 가짜 브르타뉴'라고 적은 게시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잡지사 측 '당황'…일각선 "피부색이나 종교 상관없어" 응원 글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한 지방 월간지가 혼혈 소년 사진을 표지에 내걸었다가 극우 진영의 댓글 공격에 시달렸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서북부 브르타뉴 지방에서 매월 발간되는 진보적 월간지 '브르통 사람들'은 올해 첫 잡지의 표지 사진으로 한 어린 소년을 실었다.
곱슬머리에 갈색 피부의 이 소년은 브르타뉴 지방의 전통 옷을 입고 자기 몸집만큼이나 큰 브르타뉴 깃발을 어깨에 멘 채 카메라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촬영됐다.
그러나 이 표지가 공개되자마자 인터넷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정치적 공격이 쏟아졌다.
표지에 등장한 소년이 브르타뉴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네티즌들은 잡지 표지를 공유한 지역 진보 정당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몰려가 "그 아이는 브르타뉴인이 아니다"라거나 "아프리카나 중동에서 온 브르타뉴인?", "15년 전에는 브르타뉴에 흑인이 없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 극우 성향의 지역 의원은 백인 소년이 브르타뉴 깃발을 들고 있는 사진과 잡지 소년의 사진 위에 '진짜 브르타뉴 / 가짜 브르타뉴'라고 적은 게시글을 자신의 SNS에 공유하기도 했다.
'브르타뉴'라는 지명은 '브르통들이 사는 땅'이란 뜻으로, 기원후 4∼6세기 영국 땅에서 온 이주민이 정착하면서 붙은 이름이다. 1532년 프랑스 왕국에 병합되기 이전까지 독자적 공국이었다. 오늘날까지도 지역적 전통과 문화가 강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보수적인 곳이기도 하다.
잡지사 측은 웃고 있는 소년의 사진 한 장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는 반응이다.
가엘 브리앙 편집장은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브르타뉴 지역의 긍정적 이미지를 표지에 담고 싶었을 뿐"이라며 "브르타뉴의 문화, 풍경, 지리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브르타뉴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적 공격 속에 잡지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도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브르타뉴인은 피부색이나 종교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라고 적었고, 자신을 혼혈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브르타뉴의 유산과 문화, 미래를 위해 활동하는 운동가로서 이번 반응으로 직업적 소명 의식이 더 강해졌다"고 적었다.
san@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핵펀치' 잃은 58세 타이슨, 31세 연하 복서에게 판정패 | 연합뉴스
- '오징어게임' 경비병으로 변신한 피겨 선수, 그랑프리 쇼트 2위 | 연합뉴스
- 학창 시절 후배 다치게 한 장난…성인 되어 형사처벌 부메랑 | 연합뉴스
- 아내와 다툰 이웃 반찬가게 사장 찾아가 흉기로 살해 시도 | 연합뉴스
- 원아 머리 킥보드로 때렸던 유치원 교사, 다른 원생 11명도 폭행 | 연합뉴스
- 주행기어 상태서 하차하던 60대, 차 문에 끼여 숨져 | 연합뉴스
- 페루서 독거미 320마리 밀반출하려다 20대 한국인 체포돼 | 연합뉴스
- 타이슨, '핵주먹' 대신 '핵따귀'…폴과 대결 앞두고 선제공격 | 연합뉴스
- 김준수 협박 금품 갈취한 아프리카TV 여성 BJ 구속 송치 | 연합뉴스
- 의문의 진동소리…옛날 가방 속 휴대폰 공기계 적발된 수험생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