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안썼다고 온몸 `74번 채찍질`…들끓는 이란 여론 [SNS&]

안경애 2024. 1. 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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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고 끌려가 온몸에 74번의 채찍질을 당한 여성이 "그럼에도 끝까지 히잡 착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이란의 저명한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 중 한 명인 압바스 압디는 "이 채찍질은 한 여성의 몸에만 가해진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자유가 있는 삶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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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을 쓰지 않았다고 74번의 채찍질을 당한 33세의 이란 여성 로야 헤쉬마티. 사진=소셜미디어
온몸을 채찍질 당한 후의 모습. 사진=소셜미디어
히잡을 쓰지 않았다고 74번의 채찍질을 당한 33세의 이란 여성 로야 헤쉬마티. 사진=소셜미디어
로야 헤쉬마티가 히잡을 쓰지 않고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소셜미디어

이란에서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고 끌려가 온몸에 74번의 채찍질을 당한 여성이 "그럼에도 끝까지 히잡 착용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현지 여론은 들끓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33세의 로야 헤쉬마티는 이란 테헤란 거리를 걷다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중도덕 위반' 혐의로 가죽 채찍으로 온몸을 74대 맞고 225파운드(약 43만원)의 벌금을 냈다.

헤쉬마티는 자신이 중세 고문실을 방불케 하는 컴컴한 방에서 등, 다리, 엉덩이 등에 무자비하게 채찍질을 당했지만, 법정에 가서도 끝까지 히잡 착용을 거부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현재 헤쉬마티의 소셜미디어 페이지는 접속이 안되는 상태다.

헤쉬마티는 소셜미디어에 "(채찍질은) 끝났다. 우리는 방을 나왔다. 나는 그들이 내가 고통을 겪었다고 생각하게 하지 않았다. 우리는 형의 집행을 담당하는 판사에게 갔다. 여자 요원은 내 뒤에서 걸어가면서 내 머리 스카프가 내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했다"고 썼다. 이어 "나는 법정 입구에서 스카프를 벗어 던졌다. 그 여자는 나에게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라고 했다. 나는 멈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잔혹한 처벌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란의 저명한 언론인이자 사회운동가 중 한 명인 압바스 압디는 "이 채찍질은 한 여성의 몸에만 가해진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자유가 있는 삶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때렸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이 커지자 이란 사법부는 6일 오후 늦게 웹사이트를 통해 "유죄 판결을 받은 로야 헤쉬마티는 테헤란의 공공장소에서 방임주의를 조장했다"고 밝혔다. 사법부는 또한 헤쉬마티가 '이란 외부의 조직화된 단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채찍질을 당한 후에도 헤쉬마티는 스카프 착용을 거부했다고 이란 인터내셔널은 보도했다.

이란의 모든 여성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부터 목과 머리를 가리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복장 규정 위반에 대한 채찍질은 이란에서 드문 일이지만, 2022년 말 시작된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사례가 늘어나자 당국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 시위는 2022년 9월 여성 복장 규정 위반 혐의로 체포된 22세 이란 쿠르드족 마흐사 아미니가 구금 중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쿠르드족 중심의 인권단체 헹가우(Hengaw)는 헤쉬마티도 쿠르드족 출신의 33세 여성이라고 밝혔다. 이란 의회는 복장 규정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도 논의하고 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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