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다닌 후 폭력적으로 변해..남편 모르게 아기 낳고 싶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결혼 후 1년 만에 폭력적으로 변한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가 위협받았다는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A씨가 이같은 사연을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편과 광고회사에서 처음 만났다는 A씨는 교제한 지 6개월 만에 결혼했다고 한다.

A씨는 “말을 더듬던 남편은 소심한 성격이었는데 저를 만나고 상태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며 “결혼 이후에는 헬스장에 다니며 몸을 키웠다”고 말했다.

몸도 좋아지고 말도 더듬지 않게 됐다는 남편은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창업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부부는 경제적인 문제로 자주 싸우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집이 경매에 넘어갈 것 같아 이혼을 결심하고 얘기를 꺼내자 남편이 버럭 화를 내며 결혼사진 액자를 무릎으로 찍어 부쉈다”면서 “빨래 건조대를 벽으로 집어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가 재차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냉장고에서 소주병을 꺼내 식탁을 내리치더니 “죽어버리겠다”고 소리 지르며 유리병으로 손목을 그었다고 한다.

다행히 남편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이후 A씨는 매일 밤 악몽을 꾸게 됐다.

A씨는 “현재 임신한 상태인데, 남편 모르게 아기를 낳고 싶다”면서 “아기가 태어난 뒤에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박세영 변호사는 “남편이 한 폭력적인 행동은 사연자가 실제 공포심을 느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형법상 재물손괴와 협박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혼 소송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배우자가 폭력적 행동을 할 경우 이를 경찰에 신고해 주거에서 퇴거시키고 주거 및 직장 100m 이내에 접근도 금지할 수 있는 임시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이같은 임시 조치는 2개월을 초과할 수 없지만 기간 연장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며 “가사소송법에 따라 이혼 청구를 하는 동시에 접근 금지 등 사전처분으로 배우자 접근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또 A씨가 출산 후 배우자의 접근 금지에 대해서는 “피해자 보호명령은 최대 6개월까지 정할 수 있으나 피해자 보호를 위해 인정되면 2개월 단위로 연장돼 최대 3년까지 연장 가능하다”며 “사전처분으로서의 접근금지는 통상 이혼소송의 해당 심급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인정돼 출산에 이르기까지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a20302@edaily.co.kr)